2021.03.06 (토)

LG전자 "삼성에 막히고 중국에 치이고"

기사입력 : 2013-10-31 11:36

[글로벌이코노믹=차완용 기자] 올초 LG그룹 구본무 회장은 주력 계열사인 LG전자의 스마트폰 전쟁을 직접 진두 지휘했다. 구 회장은 스마트폰 부문을 겨냥해 “1등 기업 아니면 성장과 수익을 기대하기 힘들다”며 “시장을 선도하는 '1등 기업'이 되자"고 했고 오너의 강력한 의지에 탄력을 받은 LG전자는 기세좋게 한해를 출발했다.

LG전자는 회장님폰 등 스마트폰 시장과 4G 이동통신 시장에 집중 투자하며 전투적으로 시장을 공략했다. 특히 구 회장의 지시로 제작된 것으로 알려져 '회장님폰'이라는 별명을 얻은 옵티머스G는 출시 3개월 만에 '밀리언셀러'(100만대 판매) 대열에 합류하며 가시적 성과를 보이기도 했다.

하지만 이도 상반기의 얘기일뿐 3분기에는 삼성전자와의 격차가 더욱 벌어졌다. LG전자는 3분기에 매출 13조8922억원, 영업이익 2178억원을 기록했다. 직전 2분기에 비해 각각 8.8%, 54.6% 감소한 것이다. 전년 동기와 비교하면 각각 4.6%, 27.0% 증가했지만 갈길이 먼 LG전자 입장에서는 결코 유쾌한 수치가 아니다.

LG전자의 전기 대비 실적 악화의 중심에는 스마트폰이 있다. 스마트폰 사업 등을 책임지고 있는 MC사업본부의 영업이익이 큰 폭으로 감소했다. MC사업본부의 3분기 영업손실은 797억원에 달했다. 전기, 전년 동기 대비 각각 230%, 1997% 감소했다.

1위 삼성전자와의 격차가 벌어지는 것은 물론이고 급기야 중국 업체에게 밀려 글로벌 3위 자리를 내줬다. 최근 시장조사 기관 스트래티지애널리틱스(SA)가 발표한 3분기 세계 스마트폰 시장 판매 현황에 따르면 삼성전자는 8840만대를 판매하며 점유율 35.2%로 1위에 올랐다. 2위 애플은 13.4% 점유율로 3380만대를 판매했다.

지난 분기 3위였던 LG전자는 이번에는 화웨이에 근소한 차이로 밀리며 4위로 내려앉았다. 판매량은 1200만대로 점유율은 4.8%다. 라이벌 삼성전자가 글로벌 스마트폰 시장에서 점유율 1위를 확고히 하고 있는 것과 비교할 때 매우 초라한 성적이다.

향후 전망도 그리 밝지는 않다. 삼성과 애플의 양강 구도 속에 노키아를 인수한 마이크로소프트, 모토로라를 인수한 구글 등이 글로벌 휴대폰 4강 구도를 형성해가며 만만치 않은 세력을 과시하고 있는데다 중국업체들이 세계 최대 내수시장을 무기로 맹렬하게 추격해오고 있기 때문이다.

업계에서는 LG디스플레이, LG유플러스 등 계열사들의 전폭적 측면 지원에도 불구하고 LG전자의 스마트폰사업이 제 궤도에 오르지 못하는 원인을 ‘제값받기 실패’에서 찾고 있다. 한마디로 하이엔드 스마트폰 전략을 고집하면서 그에 걸맞는 제품가격 형성에는 실패했다는 것이다.

LG전자의 스마트폰 사업이 위기 징후를 보인 것은 올해만의 문제가 아니다. 구 회장이 대표로 취임한 최근 3년(2010년~20102년)간 MC사업본부의 연간 매출과 영업이익은 각각 110%, 15.2% 감소했다. MC사업본부는 초콜릿폰으로 히트를 쳤던 2009년(영업이익 1조3000억여원) 이후 적자와 흑자를 오가며 널뛰기 행보를 계속하고 있다.

2010년(6700억여원 적자), 2011년(2800억여원 적자)을 끝으로 2012년 586억여원 흑자 전환에 성공했다. 그리고 올 상반기까지 1940억여원 흑자를 기록하고 있다. 하지만 올해 3분기 막대한 영업손실을 기록하면서 연말 실적이 흑자가 될지는 불확실한 상황이다.

구 회장이 연초에 강조했던 ‘시장 선도’와 ‘1등 기업’은 삼성전자 등 경쟁자들의 벽에 막혀 점차 실현 가능성과는 거리가 멀어지고 있는 상황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