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1.04.14 (수)

이동통신 기술 경쟁이 자원낭비 불러온다

기사입력 : 2014-01-23 16:51

[글로벌이코노믹=허경태기자] 이동통신사들이 새해들어 속도경쟁에 돌입했다. SK텔레콤 등이 주파수를 묶어 기존의 속도보다 4배의 속도를 구현할 수 있는 3밴드 LTE-A 기술을 개발해 올해 상용화를 장담하고 있다. 그러나 일각에서는 이처럼 빠른 속도의 이동통신 기술 발전이 잦은 휴대폰 교체 및 자원낭비를 불러오고 결국 제조사와 이통사의 배만 불리고 있다는 지적도 나오고 있다.

23일 통신업계에 따르면 우리 통신업계가 LTE 기술을 도입한 시점은 지난 2011년7월이다. 당시 기존 속도보다 빠른 LTE 출시로 소비자들은 이 기술을 지원하는 고가의 단말기로 교체했으며 때문에 사용 연한이 남아있는 휴대폰 단말기는 버려졌다. 자원 낭비라는 비난도 뒤따랐다.

이후 불과 2년 남짓만인 2013년7월 기존 LTE보다 빠른 LTE-A 기술이 출시되면서 이번에는 이를 지원하는 단말기의 교체 바람이 불었다. 여기에 1년여 시간이 흐른 지난해 9월 광대역이 출시되고 휴대폰 시장은 다시 단말기 교체 주기를 가져왔다. 물론 광대역은 전체 단말기의 교체가 필요하지 않지만 SK텔레콤은 2012년5월 이전 구입 단말기는 이를 지원하지 못해 교체해야 하며 LG유플러스도 2013년7월 이전 단말기는 광대역을 지원하지 않아 교체해야 한다.

그러나 이번 3밴드 LTE-A의 기술 개발은 또 다시 단말기의 교체를 불러올 것으로 보여진다. 방송통신위원회에 따르면 2012년 기준 국내 단말기 교체주기(약 16개월)는 세계 1위로 2위권 국가(약 24개월)보다 8개월 이상 빨랐다.

또한 방통위는 2012년 기준 국내 단말기의 평균가격은 세계 1~2위 수준으로 자동차(예: 에쿠스, 소나타, 모닝), TV, 시계 등 다른 분야가 프리미엄부터 중저가까지 시장이 형성되어 있다는 점에서 비정상적인 구조라고 말하고 있다.

이같은 현상은 급속도로 진행되는 이동통신 기술개발과 더불어 이통사 간 치열한 보조금 경쟁으로 고가 스마트폰의 잦은 단말기 교체를 유발하며 또 단말기 비교체 고객이 교체 고객의 부담을 짊어지게 하는 비정상적 시장을 만들고 있다는 지적이다.

지난해 국내 휴대폰 판매 대수는 2050만대 수준으로 집계됐다(공급기준). 국내 휴대폰 시장은 2007년 2000만대에 육박한데 이어 2008년 2300만대, 2009년 2350만대, 2010년 2200만대, 2011년 2500만대, 2012년 2300만대로 꾸준히 2000만대 규모를 유지해왔다. 6년만에 휴대폰 판매 대수가 줄어든 것이다. 지난해 정부의 강력한 보조금 단속과 스마트폰 시장 포화가 겹치면서 2008년 이후 최악의 실적을 거둔 것이다.

하지만 쓸만한 휴대폰이 한해 2천만대 이상 버려지고 있다. 파손이나 재생불능의 고장으로 버려지는 경우도 있겠지만 대다수가 교체로 인한 폐기라는 게 업계 관측이다. 이에 대해 이동통신사의 한 관계자는 “자동차나 명품백 등 신제품이 나오면 사용연한까지 소비하는 고객들은 없다”며 “마음에 들어 신제품을 구입하는 시대에 개인기호 문제로 봐야지 자원 낭비로 몰아가는 것은 곤란하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