임금의 친족도 두들겨 패는 무뢰배 별감

[얼레빗으로 빗는 하루(2736)]

기사입력 : 2014.04.18 08:44 (최종수정 2015.02.26 09:42)

[글로벌이코노믹=김영조 기자] “종실(宗室) 원흥수(原興守) 이후(李煦)가 별감(別監) 김세명(金世鳴)을 만났는데, 김세명이 후가 답배(答拜)를 하지 않는다며 욕을 하므로, 후가 화를 내며 그의 입에다 오물을 집어넣고서 마구 때렸습니다. 그 뒤 김세명이 패거리 20여 명을 데리고 후의 집에 갑자기 뛰어 들어가 후를 끌어내다 묶어 놓고 마구 때렸습니다. 후의 형 이경(李炅)이 격고(擊鼓, 임금이 거둥할 때에, 억울한 일을 상소하기 위하여 북을 치는 일)하고 대궐에 들어가려고 하였는데, 별감 등이 기미를 알아차리고 몰아서 내고 뺨을 때려 피가 났으며, 사모(紗帽)가 벗겨져 땅에 떨어졌습니다.”

위 내용은 《숙종실록》 38년(1712) 10월 20일의 기록입니다. 여기서 김세명은 액정서별감(掖庭署別監, 궁궐 안에서 왕실의 명령 전달, 알현 안내, 문방구 관리, 궐내 각문의 문단속, 궐내 각종 행사준비, 시설물관리, 청소·정돈 따위의 잡무를 담당하는 하급 관리)이었고, 이후는 임금의 친족입니다. 액정서별감이 감히 종친을 두드려 팬 사건이지요. 물론 김세명은 처벌 받았지만 이런 사건이 조선시대 내내 벌어집니다.

 
 
《순조실록》 16년 6월 3일 일입니다. 포교들이 술 취한 무뢰배들을 잡았는데 그 가운데 박몽헌이라 자가 궁궐 하인을 지냈다기에 풀어주었습니다. 그런데 박몽헌의 아비가 왕비대전의 별감 한 패를 데리고 포도대장 집에 들이닥쳐 포교를 때리고 집을 부쉈지요. 이렇게 그들은 술 마시고 주정하는 것은 물론 포도청에 마구 들어가 갇힌 동료를 구출해내는 일도 예사로 저질렀습니다. 예나 지금이나 힘 있는 자리에 있다하여 위세를 부리는 무뢰배들은 있게 마련인가 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