바다 위 노니는 갈매기를 만나는 듯…

[장석용의 무용산책] 김선경 현대무용가

기사입력 : 2014.10.01 11:31 (최종수정 2015.02.26 02:30)

소극장 공연 넘어 놀라운 성장

밝은 일상 TV에 방영되기도

가끔씩 정신적 일탈 꿈꾸며

영혼을 자유롭게 만들기를…

김선경(金善慶‧Kim Sun Gyoung)은 부 김완중과 모 이정숙 사이에서 1997년 9월 8일 서울 화곡동에서 태어났다. 2004년 발산초등학교에 입학, 신월 중학교를 거쳐 현재 세현고등학교 2학년에 재학 중이다. 1남2녀 중 막내로 태어나 부모의 적극적 사랑, 군복무 중인 오빠 김선국과 언니 김선영의 열렬한 응원을 받고 현대무용 분야에서 비약적 성장을 보이고 있다.

그녀의 주조적 이미지는 태양의 기운을 받은 바다, 푸른빛이다. 무관심한 듯 보이는 차가운 도회지의 블루 벨벳, 역동적 몸짓으로 춤을 희롱하면 여름 바다위에 떠있는 유유자적하는 갈매기를 만나는 듯하다. 춤추지 않았으면 대리석처럼 굳었을 그녀, 유치원 때 취미로 시작한 한국무용은 초등학교 3학년 때 스승 최효진(현대무용가)을 만나 현대무용으로 바뀌게 된다.

▲Prayer,기도
▲Prayer,기도
▲Prayer,기도
▲Prayer,기도
▲Prayer,기도
▲Prayer,기도
▲Prayer,기도
▲Prayer,기도
현대무용가의 환생, 그런 느낌을 주는 김선경은 지난 8년간 일곱 개의 작품에 출연했다. 그녀의 첫 작품은 『빨간의자의 꿈, 2007』이다. 의자에 앉아서 가위 바위 보를 하는 등 빨간 의자를 소품으로 한 이 작품은 청소년들의 꿈과 열정을 유쾌하게 풀어낸 작품이다. 발랄하고 유쾌하게 즐기는 이 작품으로 그녀는 춤을 놀이의 대상으로 삼게 되며 즐기는 계기가 된다.

스스로 자신의 푸른 빛을 만들어가는 선경은 자신이 화두(話頭)임을 아직 모른다. 자신이 새가 되어 작은 병에 들어가고 나올 수 있음을 모른다. 그녀는 시적 영혼이 잠들고 있을지 모르는 곳에서 가끔씩 휴식을 취하며 흔들리는 갈대나 저녁 산사에 내려앉은 새들의 감사하며 안식에 드는 모습을 보아야 한다. 밤이 깊을수록 밝게 빛나는 별들의 이치를 깨달을 필요가 있다.

▲휘파람불면,2008
▲휘파람불면,2008
▲휘파람불면,2008
▲휘파람불면,2008
『휘파람 불면, 2008』은 싱그러운 청춘을 그린 작품으로 모자가 소품으로 사용된다. 서서히 표정 연기가 들어가고 나이에 어울리지 않는 동작에 관객들이 놀라는 반응을 보이자 선경은 춤 연기의 행복감을 느끼는 계기가 된다. 신나고 즐거워진 춤은 조금씩 그녀를 무대 위에서 적응할 수 있도록 만들었다. 단계를 넘어가며 즐기는 춤의 순환열차에 진입하게 된 것이다.

외출의 낭만을 담은 『Go Out, 거리에 나서다, 2009』은 전작들과 달리 강한 이미지와 기교가 많다. 강한 눈빛, 도발적 걸음 거리, 소품 사용 등 디테일한 지도가 있었던 작품이다. 이 무렵, 자신을 되돌아보며 좀 더 성장할 수 있었던 선경은 ‘나가노’ 국제 무용콩쿠르용 『휘파람 불면』, 단체작 『종이비행기』 연습으로 입원에 이르는 고관절에 물이 차는 아픔을 겪기도 했다.

젊음을 스스로 차압하고, 우아와 치장을 외면한 채, 땀범벅을 훈장처럼 챙겨온 선경은 모든 춤꾼들이 걸어온 길을 걷고 있지만 자신에게는 자신만의 고행으로 느낄 수도 있으리라. 그것을 깨닫기 까지는 미로처럼 얽혀있는 춤의 기교와 기호를 찾아내는 일들이 필요하리라. 더욱 필요한 것은 좌절, 불안, 절망과 같은 단어를 접하는 상황에 현명하게 대처하는 법이다.

▲흑백사진,2010
▲흑백사진,2010
▲흑백사진,2010
▲흑백사진,2010
▲흑백사진,2010
▲흑백사진,2010
선경의 중등부 진급 뒤 첫 출연작은 ‘추억’이 모티브가 된 『흑백사진, 2010』이다. 선경은 연습장에 몇 시간 전에 와서 중등부, 고등부 수업을 연속 들으며 저녁 늦게까지 무용연습을 했다. 고3언니들과 춤을 같이 추면서 배우며 선행학습을 한 셈이다. 매일 반복되는 연습일정은 주변 친구들과 어울릴 기회를 제한했고, 휴일에는 지쳐서 종일 집에서 휴식을 할 정도였다.

중학생이 고3처럼 치러 낸 『Operation, 수술, 2011』, 『Story About Me, 나의 이야기, 2012』는 자전적 스토리와 연결되어 있다. 소화기관이 좋지 않은 그녀를 더욱 압박, 강한 아이로 키운 최효진 선생은 어린 학생들을 다루는데 남다른 재능과 애정이 있는 것 같다. 스승과 제자 사이에 놓인 섬들의 간극을 메우고 설복과 굴복의 차이를 파악하는 것이 중요하다.

소극장에서 공연, 『ㅋㅋ...?ㅎㅎ...!』는 ‘핸드폰 중독’을 주제로 하고 있다. 선생님, 선후배들과 호흡을 맞춘 작품을 통해 서로 정보를 공유하고, 조력하는 공연이 보람이 있음을 깨닫는 시간이었다. 또 다른 그녀에게 거리가 아주 가까운 무대에서 피할 수 없는 색다른 경험, 소극장 관객과의 대면은 실수를 용납 않는 비정한 검투장이었다.

작년, 선경의 방황, 그녀는 주변의 높은 기대감과 거기에 대한 부담감은 체중으로 연결되었고, 작품 해석과 테크닉에 대한 나의 한계를 뛰어넘기가 너무 힘들다는 사실을 깨닫게 되었다. 잠시지만 자신감을 잃고, 자신에 대한 부정적 생각으로 소극적 동작의 일상을 보냈다. 그 때마다 최효진 선생은 그녀에게 위로와 자신감을 찾을 수 있게 도와주었다.

▲빨간의자의꿈,2007
▲빨간의자의꿈,2007
▲빨간의자의꿈,2007
▲빨간의자의꿈,2007
▲빨간의자의꿈,2007
▲빨간의자의꿈,2007
▲빨간의자의꿈,2007
▲빨간의자의꿈,2007
▲빨간의자의꿈,2007
▲빨간의자의꿈,2007
사랑의 ‘간구’를 그린 『Prayer, 기도』는 이때의 상황을 잘 표현하고 있다. 심리묘사가 많고, 방황했던 그녀의 감정이 다시 되살아나게 만든 작품이었다. 선경은 지도 선생님으로부터 해마다 한번 씩 안무작을 받는 셈이다. 무용 콩쿠르에서는 무용을 하는 사람들만 느끼는 분위기와 경험을 쌓고 있다. 그녀는 자신으로 인해 주변이 상처받지 않기를 늘 간구한다.

김선경은 TV 프로그램 <스타킹>, <누가 누가 잘 하나-오프닝무대, 특별무대>에 출연하였고, <창작동요대회-특별무대출현>에서는 동요에 맞춰 무용을 하는 특별 경험도 하게 된다. 방송국 다큐 프로그램 <내마음의 크레파스>에서는 김선경이 주인공이 되어 그녀의 일상이 TV에 방영되기도 하였다. 그녀는 이미 주목받는 현대무용학도로서 점지되어있다.

그녀는 어렸을 때부터 밝고 긍정적, 활동적, 적극적인 성격을 소지하고 있다. 부모처럼 사랑해 주고 키워주고 감싸주면서 때로는 혼내주는 그런 소중한 주변이 많다. 커서 누군가를 가르치는 입장이 된다면 최효진 선생의 심성을 닮고 싶을 정도로 그녀의 롤 모델은 우선 최효진 선생이다. 그녀의 비상에 도움을 주는 아버지의 풍부한 상상력과 어머니의 혜안이 그녀를 세계적 스타로 만들어 낼 것이다.

김선경, 그녀의 첫 번째 작품부터 지켜 본 나로서는 그녀의 성장이 놀랍기만 하다. 이제 문사철(문학, 사회, 철학)의 깊이와 숱한 타 예술에 대한 관심, 다양한 독서를 통해 자신을 숙성시켜 나아가야 할 문턱에 와 있다. 무리를 벗어나지 않는 신체에 대한 적절한 균형감각 소지와 자신이 안무가라는 생각으로 작품에 대해 많은 고민을 해보아야 할 시점이다. 자유를 위해 가끔씩 정신적 일탈을 꿈꾸는 것은 영혼을 자유롭게 하리라. 그녀의 건강과 건투를 빈다.

/장석용 객원기자(한국예술평론가협의회 회장)