불안·두려움 떨치고 변화할 때 새로운 세상이 열린다

[이승우와 함께하는 변화혁신(13)] 경계에 서있는 당신, 두려움 내려놓고 변화 선택하라

기사입력 : 2015.05.13 12:10 (최종수정 2017.02.07 00:35)

 
 
인간은 본능적으로 중심을 좋아하지만 경계는 창조의 시작점

인류역사도 대세보다 '다른 길'을 선택한 사람들에 의해 발전

최근 ‘엣지(Edge)’라는 표현이 화제다. 사전적 의미로 보면 ‘끝, 가장자리, 모서리’라는 뜻을 갖고 있다. 패션이나 디자인 측면에서 보면 아주 개성이 강한 스타일을 의미한다. 삼성전자에서 전략적으로 출시한 갤럭시 S6 엣지는 출시 이후 폭발적인 인기를 끌며 예상했던 주문량을 넘어섰다고 한다. 당초 갤럭시 S6 주문량의 20~30% 수준으로 예측했으나 현재 50% 수준에까지 이르고 있다. 스마트폰의 양끝을 유선형의 곡면으로 제작하고 디스플레이 기능을 탑재함으로써 차별화를 시도하여 소비자의 큰 호응을 얻고 있다. 이에 대항하기 위해 LG전자도 엣지 디스플레이 스마트폰을 출시할지의 여부가 관심을 끌고 있다. 기술력은 이미 준비가 되어있다고 하니 곧 시장에 선보일 가능성도 큰 것 같다.

우연인지는 모르지만 마이크로소프트(MS)는 기존의 인터넷 익스플로러(IE)를 대신할 차세대 인터넷 브라우저의 이름을 ‘엣지(Edge)’라고 붙였다. PC를 비롯해 스마트폰, 태블릿, 노트북 등 다양한 모바일 기기를 지원하는 윈도10 플랫폼에 최적화되었으며 기본적으로 가볍고 빠른 활용특성을 갖는다고 한다. ‘엣지(Edge)’라는 단어의 상징성이 갖는 매력이 흠뻑 담겨있는 듯하다. 한편 개성 있는 라이프 스타일과 패션의 아이콘으로 유행했던 ‘엣지 스타일’도 있었다. 지난 2009년 TV드라마 ‘스타일’에서 보여준 당당하고 자신감 넘치는 주인공 김혜수의 모습은 ‘엣지녀 신드롬’을 불러일으켰다. ‘엣지 있게~’를 외치는 그녀의 스타일에서 묻어나는 참신함과 독특함, 그리고 강렬한 이미지는 이성인 남자는 물론 같은 여자들도 그녀의 매력에 빠져들게 할 만큼 대단한 것이었다. 이렇듯 ‘엣지’가 갖는 상징성은 말로 설명할 수는 없지만 사람들을 매혹시키는 묘한 무언가가 함축되어 있다.

그 상징성은 바로 영어 단어 ‘엣지(Edge)’에 담겨있는 의미에서 비롯된다. 바로 ‘경계점’이다. 가운데에서 가장 먼 끝, 가장자리, 모서리는 새로운 세상과 만나는 지점이라 할 수 있다. 중심에서 멀어져서 별 볼일 없는 변두리에 위치하는 것 같지만, 그 모서리의 접점들이 만나면 새로운 변화가 일어난다. 그래서 엣지(Edge)의 앞부분에 ‘이끄는(Leading)’의 뜻을 갖는 단어를 붙이면 ‘Leading Edge(최첨단)’라는 새로운 의미의 단어가 탄생한다. 이전에 없던 새로움이 만들어진다는 뜻이다. 변화와 혁신은 그렇게 일어난다. 중심부에서 멀리 떨어진 먼 곳, 남들이 잘 돌아봐주지 않는 곳, 때로는 외로움과 고독이 스며있는 그곳에서 바로 시대를 움직이는 새로움이 싹트게 된다.

우리 인간은 본능적으로 중심을 향해 움직이려는 경향이 있다. 많은 사람들이 모이는 곳, 다수의 의견이 모아지는 곳, 때로는 돈과 권력의 힘이 모아지는 곳으로 자연스럽게 이동한다. 일명, 대세(大勢)에 따르고자 하는 속성이다. 왜냐하면 그곳이 안전하기 때문이다. 많이 고민할 필요도 없고, 적당히 중간만 가면 별로 손해 볼 일도 없다. 어쩌다 운이 좋으면 생각지도 못한 이득을 챙기기도 쉽다. 다들 그렇게 살아가는 곳이기에 특별한 잘못을 하지 않는 이상, 누구한테 욕먹을 일도 없다. 반면에 뾰족한 모서리나 가장자리의 경계점 즉, 엣지(Edge)에 서는 것은 많은 사람들이 꺼린다. 우선 그 자리에 서있는 것이 불안하다. 균형을 못 잡으면 넘어질 수밖에 없다. 또한 중심에서 멀리 떨어진 가장자리에 놓인다는 것이 심리적으로도 인간을 힘들게 만든다. 주변에 같이 있는 사람도 안 보이고, 나 홀로 남겨진다는 고독감이 밀려온다. 사람들로부터 소위 말하는 ‘왕따’를 당하는 것은 아닌가 하는 걱정이 생긴다. 불안함이 더욱 커지면서 두렵기까지 하다.

 
 
그래서 우리는 사람들이 많이 모여 있는 안쪽 자리로 들어가려고 혼신의 노력을 다한다. 자신의 생각, 가치관, 창의성. 이런 것들은 별로 중요하지 않다. 심지어 인간으로서의 자존감까지도 내던지고 안전한 곳을 찾기도 한다. 한번 경계에 섰던 두려움을 느껴본 사람이라면 훨씬 더한 경우가 많다. 실제로 조직생활 중에 창의적으로 무언가를 새롭게 시도하다가 ‘대충 중간만 하면 되지, 뭘 그렇게 나서서 잘하려고 애쓰나?’라는 핀잔의 말을 듣기라도 한다면 더욱 안전한 구역을 찾게 될지도 모른다. 때로는 큰 꿈을 품고 안정적인 조직을 박차고 나와서 새로운 삶을 개척했던 사람들도 큰 실패를 경험한 이후에는 조직을 떠나온 것을 후회하는 경우를 종종 볼 수 있다. 그들의 입에서 나오는 푸념은 대체로 비슷하다. ‘내가 지금까지 조직에 남아있었으면 못해도 부장은 하고 있을 텐데…’ 하는 식의 말이다.

경계에 서있다는 것, 그것은 실로 고독한 일이다. 사회에 첫발을 내딛는 청년이거나 조직에 몸담고 있는 직장인이거나, 또는 창업 등 독립활동을 하는 사람이거나 할 것 없이 동일하다. 이는 남들과 다른 생각, 다른 선택을 내리는 사람들이 감당해야 할 운명일 수도 있다. 많은 것을 자신이 스스로 결정해야 하고, 그 책임도 자신이 져야 한다. 일이 잘 풀리지 않을 때는 괜스레 다른 사람들의 시선을 의식하기도 한다. 자신이 사회에서 별로 의미 없는 존재가 되는 것은 아닐까하는 자괴감이 든다. 앞으로의 미래가 두렵기도 하다. 그러나 지금 우리는 다른 선택을 해야 할 시점에 놓여있다. 또한 이미 알고 있다. 지금 내가 서있는 경계점은 곧 새로운 창조를 위한 변화의 시작점이라는 것을 말이다. 수만명의 사람들이 몰려있는 안전한 곳에서 자신의 삶을 던져볼 만한 혁신의 아이템에 몰입할 수 있을까? 굳이 내가 하지 않아도 잘 되어갈 일을 위해 나의 열정을 불태울 수 있을까? 한번 곰곰이 생각해보면 이미 답은 나와 있는 것이나 다름없다.

경계에 서있는 사람에게 찾아드는 불안과 두려움은 당연한 것이다. 그러나 인류의 역사는 언제나 불안과 두려움 속에서 새로운 변화를 선택했던 사람들의 손에 의해 발전되어 왔다. 비록 자신이 꿈꾸는 미래가 인류의 역사를 바꾸는 큰일이 아니어도 상관없다. 그저 자신이 정말로 원했던 자신의 모습을 찾아가는 것만으로도 충분하다. ‘엣지’ 있게 사는 것을 단지 TV 드라마 속 주인공을 동경하며 대리만족하는 것으로만 채울 필요는 없다. 지금의 자신이 정말 원하는 것이 있다면 지금 바로 그것을 하면 된다. 두려움을 내려놓고 변화를 향한 선택을 하면 된다.

이승우 변화혁신연구소장
이승우 변화혁신연구소장
빙판 위에서 가느다란 날 끝에 체중을 싣고 날아올라 아름다운 연기를 하는 피겨스케이팅의 한 장면이 떠오른다. 아름답고 정확한 점프를 만들어내기 위해 수없이 많이 넘어지고, 다시 일어서는 과정을 반복한다. 남들에게 보이지 않는 눈물도 수없이 흘린다. 그러나 높은 점수를 받을 수 있는 아름다운 점프를 만들어내는 일은 오직 선수자신의 몫이다. 외롭고 힘든 자신과의 싸움을 이겨낸 결과이다. 그리고 그 영광스러운 결과는 미끄러운 빙판을 지탱해주는 피겨스케이트의 가느다란 날 끝에서 비롯된다. 선수의 체중을 실은 스케이트와 빙판이 만나는 그 경계의 지점, 바로 그곳을 ‘엣지(Edge)’라고 부르는 이유를 다시 한번 생각해보게 된다.

이승우 변화혁신연구소장(www.ci21.net)