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모난 돌 정 맞는다'고 겁내지 말고 변화 시도하라

[이승우와 함께하는 변화혁신(14)] 혁신의 원동력은 '미움받을 용기'에서 나온다

기사입력 : 2015.05.27 09:14 (최종수정 2017.02.07 00:35)

 
 
혁신은 시행착오의 결과로 탄생하는 새로운 생명

누구나 쉽게 혁신을 말하지만 실천하기는 쉽지 않아

가끔 시내에 있는 대형서점에 가면 꼭 한 번 둘러보는 곳이 있다. 가장 인기가 있는 책을 모아놓은 베스트셀러 코너다. 독자들의 관심사도 알아볼 수 있고, 최근에 어떤 키워드가 화두(話頭)인지 살펴보는 것도 재미있다. 그중에서 지난 2014년 11월 출간 이후 계속해서 베스트셀러 최고 순위에 오르며 많은 사랑을 받는 책이 있다. 바로, ‘미움받을 용기’다. 오스트리아 출신의 정신의학자인 알프레드 아들러(Alfred Adler)의 심리학을 기본 소재로 삼아서 철학자와 젊은 청년의 대화체 형식으로 내용이 전개된다. 핵심은 단순하다. 결국 인간으로서 어떻게 행복한 삶을 살 것인가에 대한 해법을 찾는 과정에서 자신만의 삶을 살아갈 수 있는 ‘용기’를 회복하는 것이다.

남들로부터의 시선, 자기 내면의 열등감, 그리고, 부정적인 주변 환경으로부터 자신의 가치관을 지키며 살아가는 당당한 삶의 태도를 제시한다. 한국 사회에서 볼 수 있는 소위 영혼 없는 체면치레와 허례허식, 남들과 비교하는 관행으로 인해 야기되는 갈등 상황에서 적용해볼 요소가 적지 않다. 우리의 삶속에서 정말 필요하기는 하지만 실제로는 갖지 못하는 약점을 콕 찔러서 비유적으로 표현하고 있기에 많은 사람들의 공감을 불러일으키기에 충분하다. 또한 생각해볼 것은, 책의 제목에서 제시하고 있는 ‘미움’의 실체다. 우리는 정말로 ‘미움’ 받고 있는 것일까?에 대한 관점의 재해석이 필요하다. 남들로부터의 부정적인 시선이 나를 위축시키고 주저하게 만들 때 그 실체를 정확하게 알아야 할 필요가 있다. 그래야만 한걸음 더 나아갈 수 있기 때문이다.

전에 없던 새로운 변화를 창출해가는 혁신의 과정도 이와 같다. 누구나 변화해야 한다고 쉽게 말들은 하지만 실제로 실천에 옮기기는 쉽지 않다. 지난 과거의 관행을 벗어던지고 새로운 옷으로 갈아입으려고 할 때 항상 마음에 걸리는 것이 있다. 바로 다른 사람의 시선이다. 예전과는 달리 많이 나아졌다고는 하지만 여전히 조직 내부의 모습을 들여다보면 비슷한 상황이 반복된다. ‘지금 이거 해보자고 꺼내들었다가 괜히 다른 사람한테 욕먹는 것 아닌가?’ ‘혹시나 잘못되기라도 해서 나 혼자 다 뒤집어쓰면 어쩌지?’ 머릿속으로는 정말로 해보고 싶은 아이디어가 불끈불끈 하지만 실제로 입 밖으로 던질 수가 없다. ‘그냥 가만히 있으면 중간이라도 가는데, 굳이 나서서 미움 받을 필요 없지’라는 자기 위안에 그치며 정말로 하고 싶었던 말들을 속으로 삼킨다.

 
 
다양성과 창의성을 인정해주는 소통의 분위기를 조성하기 위해 조직문화 차원에서도 많은 노력이 시도되지만 사실 본질적인 문제는 다른 곳에 있다. 자신이 표현하려고 하는 가치의 중심에 자기 자신이 분명하게 서있지 못하기 때문이다. 다른 사람으로부터 인정받으려는 과도한 욕구, 불안함을 회피하고 안전함을 지키려는 욕구가 강할수록 자신의 고유한 가치인식은 퇴색될 수밖에 없다. 남들의 시선을 의식하며 적당히 비슷한 수준에서 머무르려고 하는 속성이 오히려 더 큰 스트레스를 유발하기도 한다. 너무도 신경써야 할 것이 많아지기 때문이다. 더 큰 문제는 이로 인해 스스로 자기 혁신의 수준을 낮춰버리는 우(愚)를 범할 가능성이 커진다는 점에 있다.

공교롭게도 앞서 언급한 알프레드 아들러와 같이 오스트리아의 빈에서 출생한 현대 경영학의 창시자 피터 드러커(Peter Drucker) 역시 혁신의 원동력을 남들과의 다름에 대한 자기 확신에서 찾고 있다. 경영학의 그루(Guru, 大家)이기도 했지만 사회 변화와 교육 혁신에도 관심이 많았던 그는 강점에 초점을 맞추는 교육을 통해 미래사회를 선도하는 인재를 길러내야 한다고도 했다. 다른 사람과의 평균수준을 맞추기 위해 약점을 보완해주기만 하는 교육은 결국 꽤 괜찮은 보통사람을 길러낼 뿐이라고도 했다. 다시 말하면 미래사회를 이끌어갈 인재들은 자기가치에 대한 확신을 통해 남과 다름을 인정하고 이를 자기혁신으로 승화하는 과정을 겪어내는 사람이라고 할 수 있다.

같은 지역 출신으로서 정신의학과 경영학의 다른 관점에서 인간의 성장을 바라본 두 사람의 견해가 일치하고 있다는 점은 중요한 의미가 있다. 자신의 삶에 대한 용기를 갖는 것이 곧 자기 혁신을 위한 핵심 요인이라는 사실을 보여준다. 우리 속담에 ‘모난 돌이 정 맞는다’라는 표현이 있다. 그저 평범한 수준에서 남들과 맞춰가기를 요구하는 사회적 분위기를 담고 있기도 하다. 그래서 ‘모난 돌’은 조직 내에서나 사회적 인간관계에서 여전히 부정적인 뉘앙스로 여겨지는 경향도 있다. 누가 먼저 시작했는지는 모르지만 ‘모난 돌=미움 받는 사람’이라는 등식을 억지로 성립시키려고 하는지도 모르겠다. 그러나 여기에 바로 해석의 오류가 있다.

국어사전을 펼쳐놓고 ‘모난 돌이 정 맞는다’라는 표현을 살펴보자. 첫째로, ‘두각을 나타내는 사람이 남에게 미움을 받게 된다는 말’, 다음으로, ‘강직한 사람은 남의 공박을 받는다는 말’이라고 제시되어 있다. 결국 우리가 다른 사람에게 받는 ‘미움’이라는 단어가 내포한 뜻이 다르다는 것을 발견하게 된다. 여기에서의 ‘미움’은 다른 말로 ‘질투’라고 해석되어야 하는 것이 맞다. 일반적으로 과거의 끈을 움켜쥐고 현재 상태에 머무르고 싶은 사람들의 눈에는 한 걸음 앞서나가는 사람들이 곱게 보일 리가 없다. 앞서가는 사람과 발걸음을 맞춰가자니 힘들고 귀찮다. 가만히 머물러 있자니 혁신적 성과를 내는 사람에게 뒤처지고 무능력하다는 평가를 받는 것이 두렵다. 결국 취할 수 있는 대안은 앞서가는 사람들의 발목을 붙드는 것이다. 이를 위해 역설적으로 새로운 변화를 시도하지 말아야 할 이유를 찾는다. 변화혁신을 통해 얻고자 하는 목적의 본질은 뒷전으로 하고 작은 실수를 찾아내서 부풀리기에 바쁘다. 미워해야 할 근거를 찾는 것이 더 중요하기 때문이다. ‘미움’이 아니라 그저 ‘질투’일 뿐이다.

처음으로 다시 돌아가 아들러 심리학에 기반한 ‘미움받을 용기’를 다시 꺼내어 읽어보자. 정말로 내가 다른 사람들로부터 미움 받을 짓을 하고 있는가를 곰곰이 되새겨보자. 나의 생각과 행동이 상대방에게 피해를 주고 있는가? 나의 태도가 주위 사람들에게 상처를 끼치고 있는가? 그래서 내가 남을 불행하게 만드는가? 그 모든 생각의 끝에 이르렀을 때 단호히 ‘No !’라는 대답이 나온다면 이제 더 이상 기죽지 말자. 주위 사람들의 부정적인 영향력의 늪에 나를 빠뜨리지 말자. 나에게 전해오는 그들의 ‘미움’은 실체가 없는 허상이다. 그저 질투의 다른 표현에 지나지 않을 수도 있다. 그리고 더 중요한 것은 나를 대신해서 내 삶을 살아줄 사람은 지구상에 단 한 사람도 없다는 사실이다. 그만큼 자신의 가치에 대한 확신을 갖고 세상을 살아가는 것이 필요하다. 그래야 새로운 변화를 위한 도전을 감행할 수 있다. 혁신은 그러한 열정적 도전을 반복하는 시행착오의 결과로 탄생하는 새로운 생명이다.

이승우 변화혁신연구소장
이승우 변화혁신연구소장
누군가 나를 미워한다고 느껴지는가? 그래서 내가 더 이상은 할 수 없다고 생각하는가? 그렇다면 자신의 내면을 향해 질문을 던질 때다. 혹시 나의 열정과 노력이 부족해서 하지 못하는 것을 주위 사람들의 탓으로 핑계를 대는 것은 아닌지 확인해 볼 필요도 있다. 그렇지 않다면, 자신이 가려고 하는 길을 묵묵히 걸어가면 된다. 세상을 바꾼 혁신의 원동력은 하루아침에 하늘에서 떨어진 것이 아니다. 오랜 기간 남들과의 다름을 겪어낸 결과의 산출물이다. 지금 이 순간 ‘당신은 도대체 왜 이 일을 하고 있습니까?’라는 말을 듣는다면, 당신은 지금 혁신의 올바른 방향으로 걸어가고 있는지도 모른다. 아니 확신을 해도 좋다. 과거에 그 길을 걸어왔던 사람들이 오늘날 그 결과를 증명해주고 있기 때문이다.

이승우 변화혁신연구소장(www.ci21.net)