교사들 경험 학교 수업과 연계해야 다양한 교육 가능

[이승우와 함께하는 변화혁신(15)] ‘교육을 통한 삶의 변화’, 학교 담장 넘어서야 가능하다

기사입력 : 2015.06.10 07:53 (최종수정 2017.02.07 00:36)

 
 
교사가 세상을 보는 눈 넓혀야 창의적 인재 육성

성적순으로 줄 세우는 교육현실 모두에게 큰 불행

‘교육을 통한 삶의 변화’, 지난 5월 19일부터 사흘간 인천에서 열린 세계교육포럼(World Education Forum)의 슬로건이다. 유네스코가 주최하는 ‘교육 올림픽’이라고도 불릴 정도로 최고 권위를 갖는 국제행사답게 박근혜 대통령과 반기문 유엔 사무총장을 비롯하여 국제기구 대표들과 세계 150여개 국가의 정부 대표단 등이 참가했다. 황우여 사회부총리 겸 교육부장관은 환영사를 통해 ‘교육은 사람이 갖고 있는 능력을 최대한 발휘하게 해서 개인의 삶을 희망적으로 바꿔주고 국가와 사회발전의 원동력을 제공하는 인재양성의 핵심’이라고 강조하며 슬로건의 의미를 되새기기도 했다. 이어진 연사들의 메시지에서도 한국이 오늘날과 같은 모습으로 성장할 수 있었던 요인으로 교육의 기여를 꼽았다. 교육은 곧, 세상을 바꾸는 강력한 힘이라고도 했다.

그러나 지금까지 한국 교육이 거둔 성취는 많았지만 ‘아직 가야 할 길이 멀다’라는 지적은 여전했다. 한국 교육의 지나친 경쟁시스템 아래에서 개인의 창의성과 잠재력을 개발하는 데에 한계가 있다는 것은 이미 알고 있는 사실이다. 남에 대한 배려와 공감, 회복력 등 온전한 사회인으로의 성장에 필요한 인성교육 또한 절실하다. 세상에 대한 호기심, 도전을 향한 용기, 그리고 공동체 사회를 이끌어갈 리더십 등 미래사회에 필요한 역량을 갖추기에는 여전히 부족하다. 결국 학생은 즐겁지 않고, 학부모는 불안해하며, 학교 현장의 교사는 기운이 빠진다. 성적으로만 줄을 세우는 오늘날의 현실에서는 모두 다 열심히 하기는 하지만 안타깝게도 모두가 다 행복하지 못한 기형적인 구조가 반복되고 있다.

심지어는 초·중·고교와 대학에 이르기까지 힘든 공부 과정을 마치고 사회에 나오는 순간부터 청년실업이라는 절벽을 마주하게 되는 것이 오늘날의 현실이다. 이러한 상황에서 학교교육이 과연 어떠한 역할을 해줄 수 있는가에 대한 의문도 생긴다. 무한한 경쟁 속에서 얻은 지식의 점수들이 실제로 사회에 나와서는 별로 써먹을 곳이 없다고 하는 하소연은 어떻게 풀어내야 할 것인가가 숙제로 남는다. 한국 교육의 현실을 극복할 수 있는 대안은 과연 무엇일까를 진지하게 고민하고 실천해야 할 시점이다.

이러한 상황에서 네덜란드 암스테르담에 본사를 둔 세계 1위 출판기업 ‘엘스비어’를 이끌며 세계교육포럼의 토론자로 참여한 지영석 회장의 메시지는 의미심장하다. 교육의 기초를 지켜가는 한편, 다양한 선택의 기회를 교사와 학생들에게 제공해야만 한다는 것이다. 이로 인해 교사는 학생이 원하는 것을 발견하고 열정을 북돋움으로써 장점을 개발하고 결과적으로 행복한 학교교육을 위한 환경을 마련해 주어야 한다는 뜻이다. 이는 곧 교사들에 대한 자율권의 부여라는 제도적 지원과 함께 교사들 스스로가 교육의 주인공으로서 교육의 변화에 주도적인 역할을 해야 한다는 당부의 메시지이기도 했다. 이를 위해서는 더욱더 실질적인 학교교육의 변화를 위해 교육행정을 책임지는 관계자들은 물론 일선학교 교사들의 인식 전환 또한 필수적이다.

21세기 창조와 융합의 시대를 맞이하고 있는 지금, 더 이상 교과서에 국한된 교육만으로는 우리 아이들의 미래를 보장할 수가 없다. 교육이 곧 지속가능한 국가 경쟁력을 뒷받침하는 핵심요소라는 사실에 공감한다면, 이제는 교육을 통해 어떻게 사회에서 필요로 하는 인재를 육성할 것인가에 대한 구체적인 실천 노력이 있어야 할 때다. 말로만 선언하는 ‘교육을 통한 삶의 변화’에 그칠 것이 아니라 실제로 우리 아이들이 교육을 통해 변화된 삶을 살아갈 수 있는 기반을 마련해야 하기 때문이다. 이를 위해서는 교육이 학교를 둘러싼 울타리를 벗어나서 더욱 넓은 사회와 소통할 수 있는 발걸음을 내디뎌야 한다.

지난 5월 20일 인천 연수구 송도동 컨벤시아에서 열린 ‘2015 세계교육포럼’ 특별 좌담회에서 참석자들이 국가 발전에 필수적인 교육의 역할에 대한 논의를 듣고 있다.
지난 5월 20일 인천 연수구 송도동 컨벤시아에서 열린 ‘2015 세계교육포럼’ 특별 좌담회에서 참석자들이 국가 발전에 필수적인 교육의 역할에 대한 논의를 듣고 있다.
그 첫걸음으로서, 학교 교육의 중심에 서있는 현장교사들이 산업현장과 사회 저변에 대한 이해의 폭을 넓히는 것이 중요하다. 정보·기술이 발달한 오늘날 학교가 단순히 지식을 쌓고 시험문제를 푸는 방법만을 배우는 곳이라고 한다면 더 이상 학교의 존재 이유가 사라질지도 모른다. 학교는 교사의 가치관과 사회적 경험에서 우러나오는 삶의 모습을 학생들이 배워가는 지적·정서적 교류의 장(場)이 되어야 한다. 교사는 단순한 지식전달자가 아니라 가르침을 통해 아이들의 미래 모습을 가꿔가는 인생 디자이너(Life Designer)라고도 할 수 있다. 그렇기에 교사가 바깥 사회의 모습과 기업의 산업현장을 직접 체험하고 학교 수업과 연계한 교육과정 재구성을 통해 실질적인 진로·직업교육의 실천 기반을 조성하는 것이 필요하다.

이는 단편적인 진로교육이 아니라 학생들이 자신의 적성을 찾고 일에 대한 가치관을 정립할 수 있게 해줌으로써 미래직업에 대한 폭넓은 선택의 기회를 부여한다는 차원에서도 의미가 있다. 막연하게 돈을 많이 벌 수 있다는 이유로 ‘사’자 붙은 직업만을 좇는 것이 아니라 산업현장의 다양한 모습을 이해함으로써 자신에게 적합한 역할을 찾을 수 있는 실질적인 교육이 제공될 수 있다. 이러한 과정을 통해 학생들의 개성이 발휘되고 관련 분야에 대한 몰입도가 높아지면 잠재적 창의성이 드러날 가능성이 훨씬 높아질 것은 당연하다. 이를 발견해주는 것은 교사의 몫이다. 교육이 인간의 삶을 변화시키는 도구라고 한다면 학교 현장의 교사는 그 도구를 능숙하게 다룸으로써 뛰어난 예술작품을 탄생시키는 장인(匠人)과도 같다. 교사도 일하는 대가로 급여를 받는 직장인이라고 할 수 있지만 그 역할이 남다른 의미를 갖는 것은 바로 그런 이유 때문이다.

대통령의 취임사에서 밝힌 ‘꿈’과 ‘끼’를 갖춘 창의인재 양성과 행복교육 실천은 대한민국 교육의 방향성이자 교육부의 정책 비전이기도 하다. 이를 위해 2016년부터 중학교의 자유학기제가 전면적으로 시행된다. 인성교육 강화를 위해 올해 7월부터 시행될 ‘인성교육진흥법’에 따라 새로운 활동이 요구되어 진다. 학생들의 미래를 열어줄 진로교육, 창의교육 등도 빠뜨릴 수 없이 중요한 과제다. 문제는 말로서 표현하기에는 아주 매력적인 이러한 교육정책들이 과연 누구의 손에 의해 학교 현장에서 실현될 것인가이다. 결국 교사의 가치관과 품성, 그리고 역량으로 귀결된다. 교사가 세상을 보
이승우 변화혁신연구소장
이승우 변화혁신연구소장
는 시야가 좁으면 아이들은 그 좁은 울타리 안에서만 자란다. 교사의 생각과 경험의 범위가 넓으면 아이들은 그 넓은 범위만큼 배우고 성장할 것이다.

세계교육포럼에서 몇 차례 언급된 바와 같이 이제 대한민국 교육은 학교, 교육청, 교육부 등 관련 기관만의 전유물이 아니다. 지역사회의 발전, 더 나아가서는 국가경쟁력을 높이기 위한 핵심동력으로서 각 정부부처 및 기업, 그리고 사회단체의 유기적 지원을 통해 성장해나가야 한다. 국가예산으로 운영하는 교육정책의 실질적 효과성을 위해, 그리고 이를 통한 미래인재육성의 올바른 길을 열어가기 위해 교사들이 학교 담장 밖의 세상을 경험할 수 있는 기회를 더욱 확대해야 한다. ‘교육을 통한 삶의 변화’를 실천하는 그 중심에는 현장교육 전문가로서의 교사들이 있기 때문이다.

이승우 변화혁신연구소장(www.ci21.net)