러시아 상트페테르부르크 대학에 '박경리 소설 강좌' 개설된다

기사입력 : 2016.12.15 08:05 (최종수정 2016.12.15 08:05)
[글로벌이코노믹 노정용 기자] 러시아의 명문대학인 상트페테르부르크 대학 교내에 '토지' 작가 박경리(1926~2008) 선생의 동상 건립이 추진되고 있는 가운데 그의 작품을 다루는 강좌가 처음으로 개설된다.

한·러 대화 조정위원장을 맡은 니콜라이 크로파체프 상트페테르부르크 국립대 총장이 토지문화재단 김영주 이사장에게 내년 새 학기부터 동양학 및 아프리카학 전공 학부생·대학원생을 대상으로 박경리 문학작품 세계 강좌를 개설하도록 했다고 알려왔다고 연합뉴스가 보도했다.

크로파체프 총장은 서한을 통해 "한국문학, 특히 박경리 작가의 창작 유산에 대한 지식을 전파하기 위해 교육방향에 부합하는 테마로 개괄적인 강의를 개설하기로 했다"고 설명했다.

앞서 상트페테르부르크 대학은 늦어도 내년 6월까지 대학 교정에 박경리 선생 동상을 건립하겠다고 약속한 바 있다.

이처럼 상트페테르부르크 대학이 한국 문학에 관심을 갖게 된 것은 한·러 문화외교사업의 성과다. 한국은 지난 2013년 11월 서울에 러시아 대 문호 알렉산드로 푸시킨 동상을 제막했고, 이에 대한 답례로 러시아에서는 박경리 선생 동상을 상트페테르부르크에 건립을 추진하는데 이어 강좌를 개설하게 된 것이다.

크로파체프 총장은 "박경리 작가의 문학유산을 학문 분야에 도입하는 일이 한국문학 전통 연구와 지식 확대에 초석이 되기를 바란다"며 "러시아와 한국의 문화적 접촉이 확대되고 양국 전통과 현대문학에 대한 관심이 고조되기를 진심으로 기대한다"고 말다.

러시아 상트페테르부르크대학에 '토지' 작가 박경리의 소설강좌가 개설될 예정이다.
러시아 상트페테르부르크대학에 '토지' 작가 박경리의 소설강좌가 개설될 예정이다.

상트페테르부르크 대학은 20년 전 동양학부를 개설하면서 한국어를 가르쳐왔으며, 이에 더해 박경리 선생 작품을 다루는 강좌를 개설하게 됐다.

이 강좌는 지난 10월 말 고려인 작가 박 미하일씨가 한국문학번역원 지원을 받아 러시아어로 번역·출간한 '토지' 1부 1권과 이미 번역된 '김약국의 딸들' 등을 주요 교재로 사용할 전망이다.

박경리 선생의 대표작이라 할 수 있는 '토지'는 1969년부터 1994년까지 25년간 집필된 대하소설로서 1890년대부터 일제강점기까지를 배경으로 하고 있다. 이 작품에 등장하는 수많은 인물들은 과거에 실존했던 인물이 아니라 작가의 상상력이 빚어낸 인물들이다. 유방암 선고와 사위 김지하의 투옥 등 어려움을 겪으면서도 '토지'의 집필을 계속하여 그녀는 윤씨부인-별당아씨-서희, 그리고 그 자식들의 세대에 이르기까지 4대에 걸친 인물들을 통해 민중의 삶과 한(恨)을 새로이 부각시켰고, 이로써 한국문학사에 큰 획을 그었다.

노정용 기자 noja@