8·2 대책 가점제 100% 적용, 또 다른 '서민 양극화'… "평가항목 세분화 절실"

기사입력 : 2017.08.28 13:57 (최종수정 2017.08.29 16:05)
8·2 부동산 대책으로 실수요자에게 상당수 기회가 돌아갔지만 인기 지역은 여전히 당첨확률이 '로또' 수준이다. 수도권 일대 분양 견본주택의 대조되는 모습. 사진=조항일 기자.
8·2 부동산 대책으로 실수요자에게 상당수 기회가 돌아갔지만 인기 지역은 여전히 당첨확률이 '로또' 수준이다. 수도권 일대 분양 견본주택의 대조되는 모습. 사진=조항일 기자.
[글로벌이코노믹 조항일 기자] 8·2 부동산 대책 이후 분양시장이 실수요자 위주로 개편될 것이라는 기대감이 커졌지만 일부 인기지역은 당첨 확률이 여전히 '로또'에 가깝다.

일각에서는 청약 가점이 또 다른 분양시장의 '그림자'가 될 수 있다고 우려하면서 제도를 보완해야 한다고 지적하고 있다.

28일 업계에 따르면 8·2 대책 이후부터 투기과열지구 및 투기지구 단지의 경우 85㎡ 이하 주택형은 100% 가점제를 적용한다. 현재까지 대부분의 분양단지들이 가점제 40%, 추첨제 60% 등으로 당첨자를 가려왔다.

청약 가점으로만 당첨자를 가리다 보니 표면적으로는 실수요자들에게 기회가 상당수 돌아간 것은 사실이나 현 청약제도를 살펴보면 일부 '쏠림' 현상을 확인할 수 있다. 현재 청약 가점 점수는 △무주택기간(32점) △부양가족 수(35점) △입주자 저축 가입기간(17점) 등 3개 항목의 기간에 따라 정해진다. 모든 항목에서 가장 높은 점수를 받을 경우 84점이다. 이 가운데 부양가족 수와 가입 기간이 사실상 청약가점의 '고저'를 판가름한다.

실제 인기지역은 고점 청약통장이 쇄도하면서 여전히 청약률 '고공행진'을 이어가고 있다. 금융결제원 아파트투유에 따르면 최근 SK건설이 분양한 '공덕 SK리더스뷰'의 84㎡ A타입의 경우 당첨 가점 커트라인이 60점으로 나타났다. 지난해 11월 인근에 분양한 '신촌 그랑자이'의 84㎡A타입의 경우 당첨 커트라인이 58점이었던 것과 비교하면 오히려 높다. 이 단지의 당첨 커트라인 최고점은 67점(전용 59㎡A)이었다.

이번 대책에서 추가 제재를 받지는 않았지만 향후 투기지역 지정이 유력한 부산도 마찬가지다. 최근 대우건설이 분양한 '대신 2차 푸르지오'는 전 주택형 기준 당첨 커트라인은 64점이었다. 향후 부산이 투기지역 등으로 지정돼 가점제 100%를 적용한다 해도 상당한 점수의 청약통장이 즐비한 것으로 점쳐지는 만큼 사실상 인근 지역에서 내집마련을 원하는 서민들은 또 다시 전전긍긍해야 한다.

일부 전문가들은 현 청약제도가 대책과 맞물려 시너지 효과를 내기는커녕 오히려 또 다른 양극화 현상을 양산할 가능성을 우려하고 있다. 투기과열지구 및 투기지구이 사실상 인기지역을 대변하는 만큼 이들 지역 분양 단지에 청약통장이 대거 몰리고 있기 때문이다. 반면 대책 이외의 지역은 투자자는커녕 실수요자들의 관심도도 떨어진다.

업계 한 전문가는 "누구나 좋은 지역에 살고 싶은 욕구가 강하다"며 "현 청약제도를 계속할 경우 당첨 가점이 낮은 사람들은 이러한 기회를 매번 놓칠 수밖에 없다"고 말했다.

이어 "현 청약점수 제도가 지나치게 단순화 돼 있다. 실직적인 측면을 고려하려면 좀 더 체계적으로 항목을 만들어 기회가 공평하게 돌아가도록 해야 한다"고 덧붙였다.



조항일 기자 hijoe77@g-e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