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글로벌-Biz 24] 옥시덴탈, 아나다코 인수전서 현금 비율 높여 주주 투표권 약화

입찰 반대하는 주주들의 방해 공작 사전 차단 목적

기사입력 : 2019.05.07 13:00 (최종수정 2019.05.07 13:00)

독립계 석유·천연가스 회사인 아나다코를 차지하기 위한 셰브론과 옥시덴탈의 경쟁이 과열되고 있다. 자료=아나다코
독립계 석유·천연가스 회사인 아나다코를 차지하기 위한 셰브론과 옥시덴탈의 경쟁이 과열되고 있다. 자료=아나다코
미국 석유 대기업 옥시덴탈 페트롤리엄(Occidental Petroleum)은 5일(현지 시간 ) 독립계 석유·천연가스 회사인 아나다코 페트롤리엄(Anadarko Petroleum)에 대한 380억 달러(약 44조420억 원) 규모의 인수전에서 현금 비율을 늘리겠다고 밝혔다.

이 같은 옥시덴탈의 움직임은 총 인수액에서 현금 비율을 늘림으로써 티로프라이스(T. Rowe Price)를 포함한 입찰에 반대하는 주주들에게 투표권을 행사하지 못하게 한다는 것을 의미한다. 현재 아나다코는 옥시덴탈로부터 수정된 입찰서를 받았다고 확인했으며 이사회에서 그 제안을 검토 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지난 4월 12일 미국 석유 대기업 셰브론은 아나다코를 총 330억 달러(약 38조2470억 원)에 인수하기로 계약했다고 공식 발표했다. 그런데 4월 24일 옥시덴탈은 셰브론보다 50억 달러를 높인 인수 제안으로 직접적인 대항 전략을 선포했다. 그리고 아나다코는 즉시 성명을 통해 옥시덴탈의 제안을 검토하고 셰브론의 제안에 대한 권고를 재확인할 것이라고 밝혔다.

아나다코는 셰브론과의 계약을 어기고 옥시덴탈을 선택할 경우 10억 달러의 위약금을 물어야 하는데, 그래도 40억 달러를 추가한 인수 제안은 상당히 매력적이기 때문이다. 이후 실제 아나다코의 심경은 옥시덴탈로 거의 기울었다.

그런데 옥시덴탈의 이 같은 전략에 한 가지 흠이 있었다. 당초 억만장자 투자자 칼 아이칸(Carl Icahn)은 아나다코의 제안에 도전하기 위해 옥시덴탈의 지분을 모아왔는데, 만약 아이칸이 분노를 표출할 경우 그의 결정에 이번 인수전의 사활이 달리게 된 것이다. 결국 옥시덴탈은 현금 비율을 높임으로써 아이칸을 포함한 주주들의 발언권을 제한하기로 결정한 것이다.

한편, 어느 쪽이든지 아나다코를 차지하는 업체는 미국 내 최대 셰일 유전지대인 서부 텍사스와 뉴멕시코로 이어지는 파미안 분지에서 주도권을 잡게 된다. 파미안 분지에 관해서는 셰브론도 야심찬 성장 계획을 발표한 바 있는데 양측의 전략이 겹치면서 적지 않은 충돌이 발생하고 있다. 그리고 옥시덴탈의 이 같은 공세에도 셰브론 측에서는 "셰브론과 아나다코가 동의한 거래가 완료될 것으로 확신한다"는 견해를 나타내고 있다.



김길수 글로벌이코노믹 기자 gskim@g-e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