판교 10년공공임대주택 ‘입주민-건설사’ 분양전환가격 대립...전문가 "장기임대 전환"

10년새 집값 2배 급등, 입주민 "감정가로 산정하면 분양가격 너무 높다" 반발 분양가상한제 적용이나 건설원가-감정가 평균액으로 책정 산정방식 변경 요구 건설사·LH "계약서대로 적용, 타지역과 형평성 위배"...업계 "임차연장 외 대안 없어"

기사입력 : 2019.11.06 05:00 (최종수정 2019.11.06 05:00)

LH 10년 공공임대연합회 회원들이 지난 7월 경기도 성남시 분당구 구미동 LH경기지역본부 앞에서 분양가상한제 적용을 촉구하며 시위를 벌이고 있다. 사진=뉴시스
LH 10년 공공임대연합회 회원들이 지난 7월 경기도 성남시 분당구 구미동 LH경기지역본부 앞에서 분양가상한제 적용을 촉구하며 시위를 벌이고 있다. 사진=뉴시스

지난 2009년 경기 성남 판교신도시에 공급된 '분양전환 공공임대아파트'가 임차기간 만료로 입주자에 선(先)분양권이 주어졌지만, 10년 전과 현재의 현격한 분양가격 차이로 입주자와 건설사 간 갈등이 깊어지고 있다.

더욱이 입주자와 건설사 간 갈등의 골을 메워줄 '해법'이 마땅치 않아 업계에선 '장기임대'로 물꼬를 터야 한다는 주장이 나오고 있다.

5일 전국 LH중소형 10년공공임대 연합회, 한국토지주택공사(LH)·건설사 등에 따르면, 지난해 말부터 임차기간 만료를 맞은 경기 성남 판교신도시 10년 공공임대아파트들이 분양전환 움직임을 보이고 있지만, 임대사업자인 건설사‧LH와 입주민 간 분양가격 산정을 놓고 의견이 평행선을 달리며 접점을 찾지 못하고 있다.

입주민들은 분양전환가격이 턱없이 높게 책정됐다고 반발하고 있는 반면, 건설사와 LH는 기존 계약절차대로 진행하는 것인만큼 입주민 요구를 수용할 수 없다며 맞서고 있다.

분양전환 공공임대주택은 5년 또는 10년 임차한 뒤 거주하던 세입자에게 우선 분양권을 주는 제도이다. 10년 공공임대 아파트의 경우, 분양전환 시점에 ‘감정평가’를 기준으로, 5년 공공임대주택은 건설원가가 반영된 ‘원가연동제’ 방식으로 분양전환가격이 각각 책정된다.

국토교통부 통계에서 전국 기준 10년 공공임대 분양전환 예정 물량은 12만여 가구(LH 공공임대 6만 6000가구, 민간임대 5만 4000가구)이다.

판교에서는 지난해 12월 임대 기간이 종료된 산운8단지를 시작으로 산운9·11단지, 봇들3단지, 백현2·8단지 등 5000여 가구의 분양전환이 시작됐거나 진행될 예정이다.

판교신도시 지역 10년 공공임대주택 입주자들은 LH와 건설사를 상대로 분양전환가격 산정방식 변경을 요구하고 있다. 지난 10년새 판교 일대 아파트 가격이 너무 올랐기 때문이다.

실제로 판교지역 아파트 분양가는 지난 2009년 당시 3.3㎡ 평균 1601만 원이었으나, 최근 3.3㎡ 3308만 원으로 2배 이상 올랐다. 이에 따라 분양을 희망하는 10년 공공임대아파트 입주민들이 부담해야 할 추가분양금도 늘어난 상황이다.

입주민들은 분양전환가격 산정 방식을 바꿔야 한다고 주장하고 있다. 10년 공공임대아파트에도 분양가상한제를 적용하거나, 5년 공공임대주택의 건설원가와 10년 공공임대주택의 감정평가액의 평균을 기준으로 삼자는 요구였다.

전국 LH중소형 10년공공임대 연합회 관계자는 “정부가 최근 민간택지에도 분양가상한제를 적용한다고 밝혔는데 서민들에게 공급한 공공택지는 시세 감정가액으로 분양전환하겠다는 게 말이 되느냐”면서 “이는 LH가 무주택자 서민을 상대로 폭리를 취하고 있는 것”이라고 목소리를 높였다.

그러나, 건설사와 LH는 입주민들의 분양전환 방식 변경 요구는 받아들일 수 없다는 입장을 고수하고 있다.

최근 분양전환 승인을 신청한 한 건설사 관계자는 “분양전환 가격을 감정평가액으로 산정한다는 것은 10년 전 분양 당시 입주자 모집공고는 물론 계약서에도 명시된 사항”이라면서 “법령에 따라 진행할 계획”이라고 강조했다.

LH 측도 “판교와 같은 특정 지역에서만 가격기준을 변경하게 되면 해당 지역 입주민의 자가주택 취득은 수월해지지만 주택가격 상승분이 소급해서 입주민에게 돌아가는 문제가 발생한다. 특히, 집값이 상승한 지역에만 이같은 혜택을 제공한다면 전체적인 공익 증진으로 보기 어렵다”며 형평성 문제를 지적하며 불가 입장을 확인했다.

다만, LH는 입주민들의 자금마련 부담 해소 차원에서 임차인의 자금마련 기간을 현행 6개월에서 1년으로 늘리고, 연 3%대 장기저리집단대출 상품을 제공하는 등 분양전환에 필요한 혜택을 지원한다는 계획이다.

이처럼 10년 공공임대아파트 입주민과 건설사·LH 간 의견이 좀처럼 좁혀지지 않는 가운데 시장에서는 양자의 의견 조율 없이는 현재로서 뾰족한 해법이 없다는 견해를 보였다.

업계의 한 관계자는 “입주민들의 사정을 이해 못하는 것은 아니지만, 10년 동안 상승한 분양가격은 너무 비싸 거부하면서도 자신들이 요구하는 분양전환가로 관철될 경우 얻게 될 시세 차익 부분은 언급하지 않는 것은 이중적 태도”라고 꼬집었다.

익명의 부동산 전문가는 “계약 작성 때부터 분양가를 ‘감정가’로 하기로 한 것은 원칙적으로 공급자 측 주장이 맞다”면서도 “임차인들이 사기에는 집값 상승으로 분양전환가가 비싸고, LH가 감정가보다 싸게 분양하게 되면 ‘배임 행위’에 해당해 양쪽을 만족시키는 현실적 대안이 없는 상황”이라고 지적했다.

이 전문가는 “다만, 판교와 같이 큰 집값 변동이 있는 지역의 경우 서민 부담이 늘고 있는 만큼 분양 전환이 임박한 단지들을 ‘장기임대주택 전환’ 하는 해법을 고려할 필요가 있다”고 제안했다.



김하수 글로벌이코노믹 기자 hskim@g-e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