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종합]11월 경상수지 '불황형 흑자' 뚜렷 …수출 수입 모두 줄어

기사입력 : 2020.01.07 15:39 (최종수정 2020.01.07 15:54)
지난해 11월 우리나라 경상수지가 59억7000만 달러 흑자를 기록했다. 다만 수출과 수입이 모두 부진한 가운데 나타나는 '전형적인 불황형 흑자'에서 벗어나지 못했다.사진=뉴시스
지난해 11월 우리나라 경상수지가 59억7000만 달러 흑자를 기록했다. 다만 수출과 수입이 모두 부진한 가운데 나타나는 '전형적인 불황형 흑자'에서 벗어나지 못했다.사진=뉴시스
지난해 11월 우리나라 경상수지가 59억7000만 달러 흑자를 기록했다. 다만 수출과 수입이 모두 부진한 가운데 나타나는 '전형적인 불황형 흑자'에서 벗어나지 못했다.

한국은행이 7일 발표한 '2019년 11월 국제수지(잠정)'에 따르면 우리나라 경상수지 흑자 규모는 59억7000만 달러로 지난해 5월부터 7개월 연속 흑자를 나타냈다. 이는 2018년 11월의 51억3000만 달러보다 흑자 폭이 8억4000만 달러 확대된 것이다.

불황형 흑자는 수입 감소분이 수출 감소분보다 커져 흑자를 내는 것을 말한다, 통상 투자 부진 등 경제 활력이 떨어질 때 이런 흑자 패턴이 나온다.

경상수지 흑자 규모가 2018년 11월보다 다소 확대된 데에는 한국이 전세계를 상대로 돈을 잘 벌었다는 의미보다는 반도체 호황을 기록했던 2018년의 기저효과가 사라진 영향이 크다. 당시 경상수지 흑자는 상품수지 흑자 급감 등으로 전년동월대비 23억4000만 달러(31.4%) 줄었다. 그때부터 수출은 글로벌 교역 위축, 반도체 단가 하락 등으로 부진에서 벗어나지 못하고 있다.

수출입에 따른 상품수지는 73억9000만 달러 흑자를 냈으나 2018년 11월보다 흑자 폭이 1억1000만 달러 축소했다. 상품수지 흑자 축소세는 지난해 3월부터 이어지고 있다.

사실상 경상수지 흑자 규모가 2018년 11월보다 화대된 이유는 기업의 수익성 악화로 외국인직접투자기업의 해외에 대한 배당금 지급이 감소한 영향이 컸다.

본원소득수지 흑자는 9억7000만 달러로 전년동월(3억4000만달러) 대비 6억3000만 달러 크게 늘었다.본원소득수지는 우리나라 국민이 해외에서 받은 급여, 투자소득과 외국인이 국내서 받은 급여, 투자소득의 차액이다.

외국인 투자자에게 지급하는 배당금을 의미하는 하위 항목인 투자소득배당지급액은 10억1000만 달러로 전년동월대비 33.5% 줄었다. 감소폭은 2017년 7월(-57.6%) 이후 2년 4개월 만에 최대치다.

한은 관계자는 "2018년 기업의 수익성이 좋아 해외투자자에 대한 배당이 많았는데, 2019년에는 유가 하락으로 정유회사를 중심으로 수익성이 악화돼 전년대비 배당이 줄었다"며 "2018년 대비 원화 가치가 절하돼 배당 유인이 축소된 것도 영향을 줬다"고 설명했다. 두바이유 도입 단가는 2018년 11월 배럴당 79달러에서 2019년 11월 63.6달러로 하락했다.

서비스수지 적자는 2018년 11월 보다 3억 달러 줄어든 18억9000만 달러를 기록했다. 지난 11월에는 일본행 출국자 수가 2018년 11월 59만명에서 2019년 11월 21만명으로 65.1% 줄며 서비스수지 개선을 이끌었다.

전년동월대비 중국인 입국자(25.0%)와 동남아인 입국자(7.5%)는 증가한 반면, 전체 출국자 수는 같은 기간 230만명에서 209만명으로 9.0% 감소했다. 특히 일본 출국자는 65.1%나 줄었다. 반면 한국 입국자는 같은 기간 135만명에서 146만명으로 7.9% 늘었다.

한은 관계자는 "반도체 수출 물량은 증가추세를 보이고 있으나, 가격이 하락해 수출액이 줄었다"며 "반도체 가격이 상승 추세에 있어 앞으로 경상수지에 도움이 될 것"이라며 "수입보다 수출이 더 많이 줄었기 때문에 불황형 흑자로 보기엔 무리가 있다"고 말했다.

이영화 교보증권 연구원은 "올해는 반도체 경기 회복 기대감 등으로 지난해보다 교역 여건이 다소 나아질 것으로 예상돼지만, 미국, 중국 등 주요 수출 대상국의 경기 둔화 우려가 지속되고 있어 빠른 회복세를 기대하기는 어려울 것"이라고 판단했다.

이 연구원은 "국내 수출도 글로벌 경기둔화 영향을 직접적으로 받는 자본재(17.2%)와 중간재 (71.5%) 수출 비중이 높다는 점에서 회복에 부담"이라면서 "국내 수출 회복 지연과 더불어 수입이 감소하게 되면, 무역수지 흑자폭이 오히려 확대되는 불황형 흑자 현상 이어질 수 있다"고 설명했다.

한편 경상수지는 한 나라 거주자와 비거주자 사이에 발생한 모든 경제적 거래 가운데 상품과 서비스 등의 경상 거래를 기록한 통계다. 한국이 전 세계를 상대로 얼마나 돈을 벌었는지를 의미한다. 경상수지는 상품수지와 서비스수지, 소득수지, 이전수지로 구성돼 있다. 사실상 상품의 교역을 통한 것과 서비스(여행, 건설, 운송, 문화 등) 교역을 통한 것에서 경상수지가 결정된다.



한현주 글로벌이코노믹 기자 han0912@g-e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