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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글로벌-스포츠 24] 바르사, 나폴리 꺾고 CL 8강 진출…세티엔 감독 소극적 경기 운영 도마에

기사입력 : 2020-08-09 15:2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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바르셀로나의 핵심 공격수 리오넬 메시가 9일(한국시간) 스페인 바르셀로나 캄프 누에서 열린 나폴리와의 2019~2020시즌 UEFA 챔피언스리그 16강 2차전에서 추가골을 넣은 후 환호하고 있다.

챔피언스리그(CL) 16강 2차전 바르셀로나-나폴리전이 현지시간 8일 열려 3-1로 홈팀 바르셀로나가 승리하면서 1, 2차전 합계 스코어 4-2로 8강에 진출했다. 하지만 서포터의 입장에서 보면 조금 납득이 가지 않는 승리였다. 그 이유를 다시 복기해 본다.

■ 전반전에는 나폴리 압도

세르히오 부스케츠, 아르투로 비달 등을 기용할 수 없는 가운데 바르셀로나는 ‘4-3-1-2 포메이션’을 택했다. 미드필드에는 이반 라키티치, 프렌키 데용, 세르지 로베르토 등 3명이 나란히 섰다. 이에 반해 나폴리는 4-3-3을 채용했다. 세리에A 최종라운드 라치오전에서 부상한 로렌조 인시녜가 이 경기에 맞춰 베스트 멤버로 나설 수 있었다.

시합은 예상을 깨고 시작하자마자 나폴리가 주도권을 잡는 전개가 됐다. 경기 시작 2분여 동안 드리스 메르텐스가 포스트 직격하는 슈팅을 날리는 등 외곽을 크게 휘저으며 바르셀로나 진영 내에 파고들었다. 바르셀로나는 수비 때 앙투안 그리즈만이 앵커인 디에고 뎀메를 마크함으로써 상대 빌드 업을 저지했다. 칼리두 쿨리발리나 코스타스 마놀라스가 있는 최종 라인은 강하게 가지 않고 어느 정도 공을 쥐게 했다.

이런 시스템에서는 중앙 수비는 견고하게 하고 마리오 루이와 조반니 디 로렌초의 양쪽 측면 수비는 헐거워진다. 반면 스위치플레이로 좌우로 크게 흔들면 상대 수비를 힘들게 하는 장점이 있다. 다시 말하면 초반 2분의 주도권은 마리오 루이의 스위치가 계기가 되어 태어난 것이었다. 마리오 루이가 좌우를 교란한 뒤 안쪽으로 침투하자 넬송 세메두도 거기에 이끌렸다. 그리고 외곽의 인시녜가 프리가 되어 거기로부터 기회를 포착했다.

이처럼 전반에 나폴리가 주도권을 잡았지만 선제골은 바르셀로나의 몫이었다. 전반 10분 코너킥 세트 플레이 상황서 클레망 랑글레가 헤더로 골망을 흔들었다. 이를 계기로 경기는 크게 반전된다. 바르셀로나는 긴 패스을 많이 사용함으로써 나폴리의 수비 블록을 피하고 큰 수고를 들이지 않고 단번에 상대진영에 밀어 넣으면서 조금씩 페이스를 되찾았다.

그리고 전반 22분 루이스 수아레스가 측면 리오넬 메시에게 패스했다. 이를 받은 메시는 차례차례 수비수를 무력화했고 마지막엔 몸을 쓰러뜨리며 날린 슈퍼 골로 팀에 추가 골을 안겼다. 바르셀로나는 전반 추가시간에도 1골을 추가했다. 전반에 인시녜에게 한 골은 내주었지만 3-1이라는 무결점 스코어로 후반에 향할 수 있었다. 전반의 볼 점유율은 50%로 그리 많지 않았지만 경기 운영은 훌륭했다고 할 수 있다.

■ 후반엔 슈팅 ‘0’ 소극적 플레이

후반에는 일방적인 전개가 이루어졌다. 키케 세티엔 감독은 그동안 내용 위주의 축구를 선보였지만, 나폴리 전에서는 결과 위주의 싸움을 보였다. 그것은 매우 심플한 것이었다. 바르셀로나는 자기 진영에서 블로킹을 쌓고 역습을 노리는 방식으로 시프트 한 것이다. 마치 이번 시즌 도중 해임된 에르네스토 발베르데 감독 시절을 방불케 하는 그런 싸움이었다.

이렇게 되면 당연히 나폴리가 공을 잡는 시간이 늘어난다. 바르셀로나가 중앙에 인원을 모으고 있어 나폴리는 측면공격을 중심으로 전개했다. 52분에는 인사이드 하프의 파비안 루이스가 볼을 가지고 상대 수비를 달고 터치 라인을 오가며 크로스를 날리고 마지막에 인시녜가 결정하는 시스템이었다. 하지만 인시녜, 메르텐스, 호세 마리아 카예혼이 버틴 나폴리 전선은 높이가 낮아 크로스가 큰 효과를 발휘하기 어려웠다.

젠나로 가투소 감독은 79분에 인시녜를 빼고 아르카디우슈 밀리크를 투입하면서 전선에 높이가 늘어났다. 그러자 80분에는 멋진 타이밍으로 크로스를 맞췄고(오프사이드 판정으로 노 골), 85분에는 자신이 이르빙 로사노의 슛을 지원하는 등 높이에서 바르셀로나 수비진을 공포에 떨게 했다. 가정은 금물이지만 로사노가 좀 더 빨리 피치에 나왔다면, 꽤 재미있었을지도 모른다. 결국 바르셀로나는 나폴리에 한 골만 내주고 3-1로 승리하며 1, 2차전 합계 스코어 4-2로 우승 후보 1위인 바이에른 뮌헨이 기다리고 있는 8강에 진출했다.

후반 수비에 치중한 바르셀로나는 슈팅을 단 한 차례도 날리지 못했다. 이 숫자만으로도 얼마나 수비에 치중했는지 알 수 있을 것이다. 반면 슈팅 허용은 13개나 됐다. 하지만 유효 슈팅 수는 2개에 불과해 클레망 랭글레와 제라드 피케를 중심으로 한 수비진이 분투했다고 할 수 있다. 경기 후 세티엔 감독은 쉬운 경기가 아니었다면서도 “완전히 통제할 수 있었다. 전반은 최고의 성과를 냈으며, 후반도 아주 위험하지 않았다”라고 말하며 경기 내용보다 결과를 남긴 것에 대해 기뻐했다.

하지만 이 경기를 바르셀로나 서포터 입장에서 보면 납득할 수 없는 승리 방법일지도 모른다. 이러한 싸움 방식이라면 발베르데 전 감독 아래서 숱하게 본 것으로 무엇을 위한 감독 교체인가라는 의문이 제기된다. 바르셀로나가 이번 시즌 도중에 발베르데를 해임하고 세티엔을 맞은 이유는 여러 가지 있지만, 가장 큰 이유는 공격적 스타일로의 회귀를 목표로 했기 때문이다. 실제로 세티엔 감독은 공격축구의 대명사 ‘크루이프이즘’ 신봉자로 그 노림수는 분명했다.

하지만 이번에 세티엔 감독은 내용을 버리고 결과를 얻었다. 특히 후반전의 경기운영방식은 발베르데 시대 그 자체였다. 또 완성도도 당연히 전 지휘관이 압도적으로 높았다. 안정감 측면도 발베르데가 앞선다. 정말 무엇을 위한 감독 교체였을까. 8강에 오른 것은 큰 평가를 받을 만하지만, 물음표가 붙는 승리였다고 할 수밖에 없다.


김경수 글로벌이코노믹 편집위원 ggs077@g-e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