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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상생활 귀인(歸因)이 중요한 이유?…우리의 감정·태도가 결정되기 때문

기사입력 : 2020-11-18 11:1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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야구에서 내가 응원하는 팀이 이기면 우리 팀 선수들이 실력이 좋은 것이고 우리 팀이 지게 되면 오늘 날씨가 나빴다 는 등 뭔가 외부적인 것에 원인을 돌리는 자기본위(自己本位)적 편향이 일어난다.
다른 사람의 행동 원인에 대해 지나치게 행위자의 내적 속성, 즉 성격이나 태도 가치관 등에 원인을 돌리는 근본적 귀인오류에 더해 '행위자-관찰자 편향'도 일상생활에서 많이 일어난다. 행위자-관찰자 편향은 관찰자의 입장에서는 행위자의 행동을 근본적 귀인오류, 즉 내부귀인을 하지만, 행위자가 자기의 행동을 외부귀인 하는 경향을 말한다.

이와 같은 예는 우리들의 크고 작은 일상사에서 다반사로 나타난다. 드라마나 실제 생활에서 술을 자주 마시는 남편과 부인 사이의 갈등이 대표적인 예이다. 건강을 해칠 것을 염려해 자주 음주를 하는 남편에게 부인이 술을 자제하라는 말을 여러 번 한다. 이럴 경우 남편은 자신이 술을 자주 마실 수밖에 없는 여러 이유를 댄다. 부모님 상(喪)을 당한 동료를 위로하기 위해, 새로 결혼한 후배 직원의 집들이 때문에, 그리고 사업상 거래처 사람과의 회식 등 이유를 줄줄이 나열한다. 자신이 술을 좋아해서 마시는 것은 절대 아니라는 강변을 곁들인다. 이 모든 이유가 결국 외부귀인이다.

하지만 이 이유들을 듣는 부인은 한 편으로는 그럴 수도 있겠다는 생각이 들기는 하지만 결국 자신이 술을 좋아하니까 자주 마시는 것이 아니냐는 핀잔을 한다. 만약 그렇지 않다면 적당한 이유를 만들어서 잦은 술자리를 피하든지 아니면 양을 조절할 수 있을 것 아니냐는 비난을 한다. 이것은 내부귀인, 즉 남편의 술을 좋아하는 성품에 그 원인을 돌리는 것이다.

이렇게 행위자와 관찰자 사이에는 항상 내부적인 갈등이 빚어질 수 있다. 왜냐하면 행위자의 입장에서는 관찰자가 내부귀인 하는 것을 자신에 대한 비난으로 받아들이게 되기 때문이다. 자신의 입장에서는 분명 술을 마실 이유가 있어서 마신 것이기 때문이다. 당연히 자신의 입장을 이해해주지 못하는 관찰자에게 화가 나고 억울하기도 하다. 동시에 행위자는 관찰자가 사람을 비난하는 성품이 있다고 다시 내부귀인하게 된다.

하지만 관찰자는 행위자가 한두 번도 아니고 매번 핑계를 댄다고 생각되기 때문에 자신을 돌아보지 않고 변명(辨明)으로 일관한다고 느낀다. 그래서 처음에는 남편의 잦은 음주를 절제시키기 위해 시작된 대화가 상대방의 성품에 대한 비난으로 격화되어 본의 아닌 갈등으로 비화한다. 하지만 이 갈등은 상대방을 비난하거나 설득해서 해결되는 것이 아니다. 대개 이 갈등은 상대방을 비난하려는 의도에서 시작된 것이 아니라, 단순한 인지적 편향인 관찰자와 행위자의 귀인오류에서 기인하는 것이기 때문이다.

그렇다면 이 편향은 왜 일어나는가? 첫째는 관찰자와 행위자의 지각적 초점이 다르기 때문이다. 관찰자의 초점은 행위자의 행동을 주로 보게 되고 행위자는 자기가 행동하게 된 여건에 중점을 두고 보게 되므로 당연히 관찰자는 내부귀인을 하게 되고 행위자는 외부귀인을 하게 된다. 예를 들면 성추행에서 관찰자의 입장에서는 성추행 당사자를 주목해서 보기 때문에 원래 성향이 나쁜 사람으로 보인다. 하지만 행위자의 입장에서는 상대가 자신에게 한 행동에 관심을 기울이다보니 유혹을 했다고 지각되는 것이다. 물론 명백한 성추행에 대해서는 당연한 처벌이 따라야 한다.

두 번째 이유는 정보의 차이가 있기 때문이다. 정보의 차이라는 것은 관찰자의 정보는 행위자의 행동뿐이다. 하지만 행위자는 자신이 그렇게 행동할 수밖에 없는 관찰자가 모르는 다양한 정보를 가지고 있다. 세 번째는 동기의 차이가 있기 때문이다. 관찰자들은 행위자와 교류가 예상될 때 상대방에 대하여 잘 알고 싶기 때문에 성향귀인을 하게 된다. 예를 들면 상대방과 교류를 기대하는 경우에 그런 기대를 하지 않을 때보다도 상대방의 행위를 내부귀인 하는 경향이 더 강해진다. 상대와 긴밀한 교류가 예상될 경우 내부귀인 하는 것이 외부귀인 하는 것보다 훨씬 방어적이고 피해를 미연에 방지지할 수 있기 때문이다.

​어떤 사건 발생시 원인 탐색이 '귀인 이론'
사건 일어나는 과정 원인 알아내는 과정

행위자-관찰자 편향에서 벗어나기 위해서는 '역지사지(易地思之)'의 교훈을 따르는 것이 유용하다. 즉 행위자와 관찰자의 위치를 바꿔서 생각하는 것이다. 행위자는 외부귀인을 하고 관찰자는 내부귀인을 하게 되는 것을 바꿔 놓아서 이제 행위자는 자기 자신을 보게 되니까 내부귀인을 하고 관찰자는 외부귀인을 하게 된다. 이러한 현상은 부부간이나 부모자녀 등 상대방과의 갈등을 해결하기 위한 상담에서도 자주 이용된다. 서로 위치를 달리 해가면서 상대방의 입장이 되고 그 사람의 입장에서 느낀 점을 표현하는 것이 매우 효과적이다. 이 기법이 행위자-관찰자 편향을 이용한 기법이다.

책을 보는 아이들에게 책상 위에 있는 거울을 한 번씩 보게 하면, 거울 속에서 책을 보고 있는 또 다른 나를 보게 되므로 내가 관찰자가 되고 거울 속에서 책 보는 나는 행위자가 된다. 그러면 아이들은 내가 책 보는 것을 좋아하는구나 하고 내부귀인이 된다. 그래서 책을 더 많이 읽게 된다. 요즘에는 거울을 보게 하는 것보다 동영상을 촬영해서 보여주면 '역시사지'가 쉽게 일어날 수 있다. 이런 방법으로 행동을 점차 바꿔줄 수 있는 것도 행위자-관찰자 편향을 이용하는 한 방법이다.

행위자-관찰자 편향은 집단과 집단 사이에서도 일어난다. 예를 들면 야구에서 내가 응원하는 팀이 이기면 우리 팀 선수들이 실력이 좋은 것이고 우리 팀이 지게 되면 오늘 날씨가 나빴다 는 등 뭔가 외부적인 것에 원인을 돌려서 우리 팀 선수들이 실력이 없다는 것을 애써 부정하려고 한다. 이런 현상을 '자기본위(自己本位)적 편향'이라고도 한다. 나를 좋게 보이려는 편향이다. 자기가 한 일에 대해서 잘된 경우에는 스스로 내가 잘해서 그렇다는 내부귀인을 하고 잘못된 경우에는 다른 사람이나 상황에 귀인을 하는 외부귀인을 하는 경향성이 있다. '잘 되면 내 탓 잘못되면 조상 탓'이란 말이 바로 자기본위적 편향을 꼬집은 말이다.

귀인 양상(樣相)은 또한 문화와도 관련이 깊다. 자녀의 학업성적 부진을 놓고도 한국의 학부모들은 노력의 부족 탓으로 돌리는 반면, 미국의 학부모들은 아동의 능력 혹은 지능의 탓으로 돌린다. 즉, 우리나라에서는 노력 귀인을 많이 하는 반면 서양에서는 능력 또는 지능에 많이 귀인 한다. 그렇기 때문에 한국의 부모들은 더 많은 노력을 하도록 자녀들에게 압력을 가한다. 하지만 서양에서는 능력이나 지능은 안정적이므로 야단을 치거나 주위에서 압력을 준다고 해서 변하는 것이 아니라고 생각한다. 따라서 서양의 부모들은 일찍이 자녀의 능력과 적성에 맞춰 살아가도록 권유한다.

또한 좋은 성적을 얻었거나 시험에 합격해 기득권을 누리는 사람들은 자신이 노력한 대가(代價)를 당연히 받아야 된다는 생각을 한다. 이성친구를 사귀고 싶은 충동을 억누르고 공부를 열심히 해서 의대에 갔다면 당연히 노력을 안 하고 논 사람들보다는 경제적인 측면에서나 사회적 지위에서 응분의 대가를 받는 것이 당연하고 공평한 것으로 여긴다. 노력의 대가가 없다면 노력을 안 할 것이라고 생각한다.

강대국에 둘러쌓여 있고, 자원도 풍부하지 않은 조건에서 우리가 살아갈 수 있는 효과적인 방식은 모든 노력을 총동원하여 최대의 실력을 함양하는 것뿐이다. 그 노력덕분에 세계가 놀라는 경제적 발전을 이룬 것도 인정해야 한다. 하지만 그 대가를 '삶의 만족도'가 낮은 것으로 갚고 있다는 것도 잊지 말아야 한다. 진정한 행복은 외부에서 주어지는 대가에 의존하는 것이 아니라 자신의 능력과 적성에 맞는 일을 즐겁게 하는 것에서 시작되는 것이기 때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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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성열 고려대 교수

필자 한성열 고려대 심리학과 교수는 국내 긍정심리학계의 최고 권위자로 미국 심리학을 중심으로 하는 기존 심리학이 문화의 영향력을 경시하는 것을 비판하고 인간 행동에 미치는 문화의 중요성을 설파하고 있다. 특히 한 교수는 심리학 전공자가 이론보다는 많은 사람들을 만나 소통해야 한다는 생각에서 기업체, 대학, 교회 등을 찾아다니며 몸 건강 못지않게 마음의 건강이 중요함을 역설하고 있다. 저서로는 ‘신명의 심리학’이 있으며 역서로는 ‘성공적 삶의 심리학’ ‘노년기의 의미와 즐거움’ ‘남자 나이 마흔이 된다는 것’ 등이 있다.


한성열 고려대 교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