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1.03.04 (목)

[리뷰] 넷플릭스 '더 프롬'…뮤지컬 영화의 '흥'과 '감동'

기사입력 : 2020-12-09 15:5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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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더 프롬'. 사진=넷플릭스
뮤지컬 영화는 극장에서 즐길 수 있는 가장 오래되고 화려한 장르다. 본래 공연무대의 것이지만 영화가 가진 표현의 무한함 때문에 뮤지컬 영화는 공연과 다른 경험을 선사한다.

이런 뮤지컬 영화를 제대로 즐기기 위해서는 최고급 사운드 시스템과 대형화면이 필수적이다. 몸을 들썩이게 하는 신나는 음악과 화려한 미술, 그 앞에서 춤추는 배우들을 온전히 즐기기 위해서는 극장 중에서도 영사와 음향시설이 잘 갖춰진 곳을 찾아가야 한다.

그렇다면 넷플릭스로 즐기는 뮤지컬은 어떨까? 넷플릭스는 장소와 시간의 제약이 없이 콘텐츠를 즐기게 하겠다는 목적을 가지고 있다. 즉 출퇴근길이나 집에서 쉴 때, 여행 갔을 때, 요리할 때, 욕조에 앉아서 휴식을 취할 때도 영화, 드라마를 볼 수 있게 하는 게 그들의 목적이다. TV뿐 아니라 스마트폰과 태블릿이 발달하면서 이 같은 서비스가 가능해졌다.

넷플릭스 오리지널 영화 '더 프롬'은 OTT의 정체성을 시험하는 무대와 같다. 극장만의 점유물로 여겨진 뮤지컬 영화가 OTT에서 얼마나 성공할 수 있는지 보여줄 첫 번째 도전이다.

'더 프롬' 외에 OTT에서 볼 수 있는 뮤지컬 영화는 많다. 당장 넷플릭스에도 '레미제라블 25주년 라이브 공연', '오페라의 유령' 등 무대 실황이 올라와 있고 영화 '레미제라블', '물랑루즈', '피치 퍼펙트', '캣츠' 등도 서비스하고 있다. 그러나 넷플릭스 오리지널로 제작된 뮤지컬 영화는 '더 프롬'이 처음이다.

뮤지컬 영화는 CG와 화약으로 꾸미는 블록버스터 액션영화와도 다르다. 블록버스터 영화는 1970년대 후반 스티븐 스필버그의 '죠스'로 시작됐지만 뮤지컬 영화는 1950년대부터 중흥기를 맞았다. '사랑은 비를 타고'나 '파리의 아메리카인', '7인의 신부' 등 대작 뮤지컬 영화들은 모두 이 시기에 만들어졌다.

'더 프롬'은 2018년 브로드웨이에서 공연한 동명의 뮤지컬을 원작으로 하고 있다. 토니상 7개 부문에 후보로 오를 정도로 당시에 호평을 받은 작품이다. 영화는 드라마 '글리'와 '아메리칸 호러 스토리'를 제작한 라이언 머피가 연출을 맡았고 메릴 스트립과 니콜 키드만 등 당대의 스타들이 대거 출연했다.

'더 프롬'은 브로드웨이의 한물간 뮤지컬 스타들이 여자친구와 졸업파티에 가고 싶은 한 시골소녀를 도와주러 무작정 찾아가는 이야기다.

성소수자의 권리를 찾는 이야기를 무겁지 않고 유쾌하게 전달한 것이 이 영화의 특징이다. 여기에 연인이나 가족 간에 나눌 수 있는 사랑과 갈등, 화해를 다루고 있어 온 가족이 함께 볼 수 있는 뮤지컬 영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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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더 프롬'. 사진=넷플릭스

'더 프롬'은 다양한 형태의 보편적 사랑을 보여주고 그 가운데 동성 간의 사랑도 배치시킨다. 그동안 많은 작품에서 특별한 것처럼 다뤄왔던 이 사랑도 결국 이성 간에 사랑, 부모와 자식 간의 사랑과 다르지 않다. ‘더 프롬’의 클라이막스인 '포괄적 졸업파티' 장면에서는 이들의 넘치는 사랑을 직접 확인할 수 있다.

다만 동성애에 관한 작품의 태도가 명확한 만큼 일부 관객에게는 좋지 않게 보일 수 있다. '더 프롬'은 그런 관객들조차 설득하려는 듯 강한 태도를 보이고 있다. 그 전에 동성애를 받아들이지 못하는 관객들이 극장으로 향할 수 있을지 의문이다.

그럼에도 오랜 시간 관객의 사랑을 받아온 뮤지컬 영화를 외면하는 일은 쉽지 않다. 특히 요즘처럼 극장에서 신작영화를 보기 어려울 때라면 '더 프롬'은 이런 갈증을 충족시켜줄 수 있다.

넷플릭스 서비스를 통해 집에서 시청한다면 극장의 감동을 느끼기에는 조금 부족할 수 있다. 그러니 '더 프롬'은 가능한 극장에서 볼 것을 권한다.

'더 프롬'은 2일 극장 개봉했고 11일 넷플릭스를 통해 공개된다.


여용준 글로벌이코노믹 기자 dd0930@g-e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