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1.01.27 (수)

장혜림, 명석한 두뇌서 분출되는 최상급 춤…보면 볼수록 깨달음 얻어

기사입력 : 2021-01-06 11:0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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장헤림 안무의 'Mark'(2018)
낮 갈고 밤 달려 이른 강가에 닿았다/ 초식에 이르렀을 뿐 무림(舞林)엔 고수들이 즐비한 듯하다/ 비켜 지켜보는 눈들이 어둠 속에 있음에도/ 바람 속으로 호흡을 내보낼 수밖에 없었다/ 매무새가 반듯한지 살펴보기도 전에/ 쳇바퀴를 굴려야 하는 수련에 들어갔다/ 흐릿한 헤드랜턴에 숨을 걸고/ 무디고 지루한 일상을 견뎌야 했다/ 아이의 울음이 터지자/ 끝없던 성애가 거치고/ 두 뺨에 구릿빛 햇살이 스며들었다/ 탄갱부 같은 삶을 즐길 희망이 걸린다

장혜림(張惠林, Jang Hye-Rim)은 아버지 장동협, 어머니 강신희의 1남 1녀 중 동생으로 병인년 동짓달 서울에서 태어났다. 국립발레단 수석무용수인 남편 이영철 사이에 딸 이시온이 있다. 그녀는 무용부가 있던 인천신현초, 선화예중, 선화예고에서 꿈의 무용 수업을 받았다. 한예종을 졸업하고 숙명여대 교육대학원을 거쳐 국민대 일반대학원 박사과정을 수료했다. 초등학교 3학년 때부터 춤이라는 신세계를 영접했고 아직 그 첫 무대의 흥분이 기억에 남아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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장헤림 안무의 '심연'(201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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장헤림 안무의 '심연'(2016)

장혜림을 조련한 배정혜, 정승희, 미나 유, 안성수가 그녀의 인생 스승이다. 선화예중고 시절부터 그녀의 재능을 주목하고 장혜림 춤의 토양이 되어 준 배정혜 선생, 춤 표현과 안무에 자신감을 불어 넣어준 한예종 정승희 교수, 내면의 가능성과 예술가의 소양 함양에 깨달음을 준 미나 유, 안무가로서 춤 표현 방법론의 중요성을 인지시킨 안성수 선생은 그녀의 예술 창작 작업에 심대한 영향을 미치고 있다. 이분들의 생각과 실천이 지금까지도 그녀 춤의 보감이다.

​초등 3학년 때부터 춤이라는 신세계 영접 짜릿

무용을 시작한 이래, 그녀는 가끔 부진을 경험했다. 무대와 무용계 속에서 겪은 두려움도 있었다. 춤에 대한 꿈이 컸기 때문에 정체된 느낌 가운데에서도 활동을 지속할 방법이 필요했고, 모험에 가까운 ‘99아트컴퍼니’(2014년)를 창단했다. 뜻을 같이할 무용 동지들과 춤을 나누고, 작품을 지으면서 자연스럽게 부진을 털어내었다. 그녀를 지탱해주는 격정적 좌우명이자 99아트컴퍼니의 목표인 ‘영혼에 울림을 주는 춤’은 곳곳에서 지속해서 환영을 받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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장혜림 안무의 '침묵'(201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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장혜림 안무의 '침묵'(2017)

탐구심이 충만한 무용수 장혜림은 실패에 대한 두려움보다 저지르는 것 자체를 즐긴다. 그녀가 제일 아끼면서 소중한 기억이 된 안무·출연작은 서울국제공연예술제(SPAF)가 ‘한-러 상호 문화교류의 해’의 러시아 Open Look Festival에 초청한 <제(祭)Ⅱ>이다. 국립현대무용단의 「스웨덴 커넥션」에서 <제(祭)>(2019)가 발표된 이래 수정 보완된 <제(祭)Ⅱ>는 성경의 ‘번제’, ‘노동’, ‘한국전통춤’, ‘컨템포러리’ 이러한 개념들과 맞물려 창출된 예술작품이다.

장혜림은 공연 이후 버전을 달리하는 연작 작업을 중시한다. 견고한 창작품은 관객들의 사랑을 받는 무용단의 레퍼토리가 된다. 그런 작품은 무용단을 진전할 수 있게 하는 에너지원(源)임을 숙지하고 있다. 그녀는 작품 소재 원(源)으로 성경을 즐겨 읽는다. 창세기부터 부활과 구원에 이르는 이야기는 인간 존재의 나약함과 질투 위에 펼쳐지는 문학적 수사, 히브리족의 역사, 철학적 상위개념을 포함한 방대함과 경이로움으로써 많은 깨달음과 영감을 얻는다.

​영혼에 울림 주는 춤…첫 무대 흥분 기억 생생

장혜림은 연출이 자연스럽고 세상 이야기도 들을 수 있는 기록영화를 좋아한다. 작품의 영감도 많이 얻는다. 대표적으로 자유와 정의에 대한 갈망으로 전쟁의 경계에 서 있는 쿠르드족 젊은 여전사들의 삶을 그린 장혜림 안무의 <장미의 땅>은 자이네 아키욜(Zaynê Akyol) 감독의 다큐멘터리 <장미의 땅: 쿠르드의 여전사들>에서 영감을 얻은 작품이다. 감독과 직접 메일로 소통하며 만들어 낸 작품은 예술 정신이 서로를 강렬하게 이어준 작업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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장헤림 안무의 'Mark'(201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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장혜림 안무의 '제(祭)'(2019)

그녀가 꼽는 대표 안무·출연작은 <숨그네>, 관객들에게 기립박수를 받은 작품 <심연>, 여전히 답을 찾아가는 작품 <침묵>, 다큐멘터리 <GULÎSTAN, Land of Roses>(굴리스탄, 장미의 땅)에서 영감을 받아 작업한 <장미의 땅>, 농인무용수들과 함께한 <Mark 7:34>(마가복음 7장 34절), 국립현대무용단 스웨덴커넥션의 한국안무가로 참여한 스코네스댄스시어터의 무용수들과 작업한 <제(祭)>, <제(祭)Ⅱ>를 들 수 있다.

장혜림은 최근 조인호의 우보만리 팀과 연합, 워크숍 <AMANNA-아만나>를 개최했다. 춤을 나누고, 후원금을 모금하여, 가난한 어린아이들을 위한 한국컴패션에 참가했다. 많은 무용가가 후원에 동참했고, 200만 원이 넘는 모금액을 필리핀 아이들의 건강한 식수 제공을 위해 기부했다. 그녀는 코로나 상황에서도 후원에 동참한 많은 무용가의 움직임에 감동했다고 하며, 앞으로도 예술의 가치가 더욱 빛을 발할 수 있는 사회가 되길 바란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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장혜림 안무의 '제(祭)'(201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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장혜림 안무의 '제(祭)'(2019)

장혜림, 명석한 두뇌에서 분출되는 다양한 아이디어로 꾸준히 작품활동을 이어오며 최상급의 춤 작품을 보여주는 안무가이다. 한예종·한성대·선화예중고에 출강했고 컴패션밴드 안무자를 경험한 장혜림은 작품으로 많은 관객을 만나고 싶어 하고, 세계적인 무용가가 되는 것, 무용가로서 좋은 영향력을 미치는 삶을 살며, 후학들에게 귀감이 되는 예술가가 되는 것이 꿈이다. 그녀의 품성과 자질은 미래의 한류스타로서 손색이 없다. 가르침에서 얻은 많은 교훈들을 초심으로 간직하고, 작품으로 승부를 거는 진정한 예술가가 되기를 기원한다.

◇ 수상실적

2018. 전문무용수지원센터 2018년을 빛낸 무용수상

2017. 제주 해비치 아트페스티벌 위원장상

2016. 한국춤평론가협회 춤연기상 선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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장혜림 안무의 '제(祭)Ⅱ'(202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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장혜림 안무의 '제(祭)Ⅱ'(2020)

2016. 한국춤비평가협회 베스트 5 작품상 선정 <심연>

2015. 크리틱스초이스 최우수안무가 선정

2008. 동아일보사 동아무용콩쿨 금상 수상

2007. 한국무용협회 신인무용콩쿨 특상 수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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배정혜 안무의 '사랑가'(2018) 출연한 장혜림

◇ 경력사항

2020. 한-러 상호 문화교류의 해 Russia Focus Open Look Festival <제(祭)Ⅱ>초청

2020. 서울국제공연예술제 국내 초청 <제(祭)Ⅱ>

2020. 궁중문화축전 <시간여행 그날, 효명> 안무

2020. 고양국제춤축제 초청 <GAL-GAL>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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배정혜 안무의 '율곡'(2018)에 출연한 장혜림

2020. KIADA2020 초청 <GAL-GAL>

2020. 부산국제무용제 국내초청 <심연>

2020. 세계문학포럼 개막 초청작 <심연>

2019. 99 Art Company x Patricia Carolin Mai 기획 <Gal-Gal>

2019. 신진국악실험무대 전통예술진흥원 청춘대로 덩더쿵 <제(祭)Ⅱ>

2019. 인천 파라다이스재단 <원데이 아트투어> 장혜림 안무가 선정

2019. 시댄스페스티벌 후즈넥스트Ⅱ <장미의 땅:쿠르드의 여전사들>

2019. 춘천아트페스티벌 <장미의 땅:쿠르드의 여전사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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장혜림 99아트컴퍼니 대표

2019. 국립현대무용단x스웨덴 스코네스댄스시어터 교환안무가 선정 <Burnt offering>

2019. 트래블링 아츠 코리아 선정 <심연>

2018. 서울국제공연예술제 국내 초청작 <숨그네>

2018. 빛소리친구들 10주년 정기공연 <Mark 7:34>

2018. 대한민국국제장애인무용제 국내 초청작<Mark 7:34>

2018. 서울발레시어터 Colla.B 안무 <장미의 땅>

2017. 서울문화재단 선정 <침묵>

2017. 서울아트마켓 팜스초이스 선정 <심연>

2017. 춘천아트페스티벌 <침묵>

2016. 창작산실 우수작품 선정 <침묵>

2016. 창무국제무용제 국내 초청작 <심연>

2016. 서울국제공연예술제 국내 초청작 <심연>

2016. 크리틱스초이스 최우수 안무가 초청 <심연>

2015. 크리틱스초이스 최우수 안무가 선정 <숨그네>


장석용 글로벌이코노믹 문화전문위원(한국예술평론가협의회 회장)